'구설수' 달고 다닌 이한구 의원

입력 2004-03-11 11:51:10

한나라당 대구 수성갑 선거구 공천자인 이한구(李漢久) 의원의 발언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하나는 색깔론이고 다른 하나는 공천경쟁자였던 이원형(李源炯) 의원에 대한 비하 발언이 문제가 됐다.

이런 발언이 나온 것은 이 의원이 10일 '대구MBC 주최 17대 총선 예비후보자 TV토론'에서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은 남한을 북한처럼 만들려는 정치집단이다.

남북한 하향평준화를 지향하고 국민파산시대를 열어가려고 하는 열린우리당을 지원하는 세력이 노무현 대통령이다"라는 발언을 했다.

이 방송이 나가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통령 탄핵 추진을 성토하며 12일까지 시한부 농성에 들어간 열린우리당 대구시지부 당직자들은 "해묵은 색깔론 망령이 되살아 났다"며 맹비난하고 이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근 정책실장은 "과연 열린우리당이 남한을 북한처럼 만들려는 것인지, 북한을 남한처럼 만들려는 것인지에 대해 이 의원이 반드시 참석하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시지부 차원의 공개 TV토론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노병수 수석부지부장은 "당선을 위해서는 나라도 팔아먹을, 아주 교활하고 잔 술수에 능한 인사이거나 인격파탄자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열린우리당은 11일 오전 대책회의를 열고 이 의원의 공개사과와 함께 한나라당 대구시지부의 해명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또다른 구설수를 낳았다.

공천 경쟁자였던 이원형(李源炯) 의원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던 것.

이 의원은 이날 상대후보들이 자신을 대표적 '낙하산' 공천자로 지목하자 "이원형 의원과 공천심사위 김문수 위원장은 경북중.고 동기동창이다.

뭔가 심각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이 의원이 제기한 공천재심의 요구도 거절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즉 중.고등학교 동기동창이 심사위원장인데도 공천에 떨어진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발언이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이원형 의원측은 발끈했다.

이날은 마침 이 의원이 "수용하기 어려운 공천결과지만 당 방침이 그렇다면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날이었다.

박남수 보좌관은 이한구 의원측에 전화를 걸어 "불출마 선언을 한 사람을 이렇게 매도할 수 있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협조를 요구해도 시원찮을 판에 당명에 순응하겠다는 사람에게 그런 식으로 인격 모독을 할 수 있느냐"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대구 수성갑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박철언(朴哲彦) 전 의원도 이날 이 의원이 자신의 16대 국회 본회의 전자투표 참석률 18.14%(239명중 232등)에 대해 학생의 출석과 성적을 비유한데 대해 비난했다.

박 의원은 이날 방송토론회 후 성명을 통해 "중.고등학생도 수업의 절반을 빠지면 제적당하는 판에 입법과 민생법안 처리를 모든 것에 우선해야 할 국회의원이 본회의 표결에 빠지는 것이 당연하다면 무엇이 중요하다는 말이냐"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학생에게 학업이 제1의 과제이듯, 국회의원이 표결에 참여해 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국회의원 제1의 직무이자 국민에 대한 의무라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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