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어느나라 음식이 가장 맛있어요?

입력 2004-03-11 09:04:19

여행을 많이 하다보니 주변사람들이 궁금한 점을 이것저것 물어온다.

받는 질문은 대개 비슷한데 특히 '어느 나라 음식이 가장 맛있는가'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먹는걸 무척 좋아하지만 특유의 향이 강한 동남아 음식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음식나라라는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그다지 감동을 받지 못했다.

그런 내가 태국 음식을 그렇게 좋아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태국에서 두달 정도를 머문 경험이 있어 그 어느 나라보다 태국 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었다.

그래서 난 늘 태국 음식을 첫번째로 손꼽을 만큼 애정을 갖고 있다.

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땐 어설프게 음식을 골라먹어서 그랬는지 모두 특이한 냄새가 나는 음식뿐이었다.

하물며 물조차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다이어트를 한걸로 만족하고 귀국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두번째 방문 때 비로소 태국 음식이 지닌 매력에 푹 빠져 지금은 태국음식 예찬론자가 되어버렸다.

필자가 뽑은 태국음식 베스트는 아무래도 '수끼'다.

수끼는 태국식 샤브샤브라고나 할까. 양념으로 우러난 국물(?)에 각종 고기.야채.어묵.면 등을 끓여 건더기를 우리나라 초고추장 같은 소스에 찍어먹고(이 소스엔 작고 매운 태국고추와 찧은 마늘이 꼭 들어가야 맛있다) 국물을 떠먹다가 마지막에 밥과 계란, 파, 참기름, 후추를 넣고 비벼서 먹으면 맛있는 죽이 된다.

수끼를 파는 식당 체인 중 하나인 MK식당은 방콕 시내 전역에 지점들이 있지만 어느 지점을 가든 식사시간에는 줄서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 정도로 방콕에서도 입증된 훌륭한 맛집이다.

평소 국물있는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필자는 수끼를 맛본 후 기회가 될 때마다 이곳을 찾았다.

두번째 태국음식 베스트는 '쏭땀'이다.

어린 파파야를 썰어 양념한 타이 샐러드인 쏭땀은 태국에서 접할 수 있는 가장 흔하고 저렴한 음식. 아직 다 자라지 않은 파릇파릇한 파파야를 태국 특유의 젓갈 국물과 매운 고추 등의 양념에 무쳐 땅콩, 토마토, 마른 새우 등을 섞어 넣어 만든다.

태국 아래쪽 지방인 푸켓에선 이 쏭땀에 민물 게를 넣어 판다.

매콤하면서도 달콤새콤한 맛이 너무나 잘 어우러져 한번 맛보면 반드시 다시 찾게 되는 우리나라의 김치같은 음식이다.

조은정 여행칼럼리스트(http://blog.hanafos.com/eiffel)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