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짱'주부 이영미의 요리세상-파인애플 찐케이크

입력 2004-03-11 09:25:14

이 세상 모든 생명이 귀하고 그의 탄생이 의미있겠지만 내게 있어 작은 아이의 생일은 좀 더 큰 의미를 가진다.

96년 3월, 선천성 심장병을 가지고 내게로 온 아이. 희망 없다던 것을 희망 있다로 바꾸면서 아이는 내 곁에서 여덟 번 째 생일을 맞이했다.

변신의 마법약을 만들었다며 실험대상이 되어 달라고 해 나를 긴장시키기도 하고, 5학년이 되면 저금통 털어 엄마에게 프랑스 여행을 선물하고 싶다는 기발한 생각이 넘치고 마음이 예쁜 아이다.

좀 더 건강해지면 강아지를 키우고 싶단다.

"네 생일 케이크가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이 될 수 있었으면 해서 말이야. 많은 엄마들이 아기의 생일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주고 싶어하거든. 그래서 올 해 너의 생일에는 정말 쉽고 간단해서,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케이크를 만들고 그 방법을 소개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기분 좋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너무 쉽네. 그리고 우리 아가처럼 귀엽고 예쁘고. 나도 우리 아이 생일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봐야지 하는 마음에 엄마들이 참 행복할 것 같거든. 아이와 함께 만들어 좋은 추억도 간직할 수 있을 테니 엄마와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

계량 도구 대신 종이컵, 밥숟가락, 찻숟가락으로, 오븐 대신 찜통으로 만든 파인애플찐케이크. 입에 살살 녹는 달콤한 것은 아니지만 엄마 아빠에게는 옛 기억 속의 맛을, 아이들에게는 낯설지만 특별한 맛과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준다.

"정빈이를 키우면서 저는 참 많이 착해졌어요. 감사하는 마음도 많아졌고요".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작은 선물을 하고 싶어지는 이 마음. 정빈이가 내게 준 너무나 큰 선물이다.

칼럼니스트.경북여정보고 교사 rhea84@hanmail.net

◇재료

밀가루, 설탕, 베이킹파우더와 바닐라향 각각 ½ 찻숟가락, 달걀3개, 우유 2밥숟가락, 파인애플(통조림) 4쪽, 체리(병조림) 12개, 방울토마토 12개, 버터, 종이컵

◇만들기

①파인애플과 체리는 종이타월로 물기를 닦는다.

파인애플은 1쪽은 둥글게 두고 3쪽은 반으로 자른다.

②둥근 모양의 그릇(케이크 틀)에 버터(또는 올리브유)를 골고루 바른 후 설탕을 뿌린다.

③밀가루 200g과 설탕 100g을 준비한다.

저울 대신 종이컵을 이용. 밀가루는 종이컵에 최대한 가득 넣으면 약 100g, 설탕은 약 2㎝ 정도 남겨 둔 부분까지 넣으면 약 100g이 된다.

④베이킹파우더와 바닐라향을 밀가루에 섞어 체에 친다.

⑤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로 나눈다.

노른자를 전체 반죽할 그릇에 담는 것이 설거지를 줄이는 포인트. ⑥달걀 흰자에 설탕을 조금씩 넣으면서 거품기로 거품을 낸다.

⑥노른자를 거품기로 풀어 준 뒤 우유를 넣어 섞는다.

⑦ 밀가루를 ⑥에 넣어 섞은 뒤, 거품 낸 흰자도 넣어 섞는다.

이 때 살살 그리고 골고루 섞어준다.

⑧준비한 그릇의 바닥에 파인애플과 체리를 모양 좋게 놓고 그 위에 반죽을 붓는다.

⑨김이 오른 찜통에 넣어 약 20분 정도 찐다.

⑩나무젓가락으로 찔러 보아 아무것도 묻어나지 않으면 다 된 것이므로 꺼내 접시에 뒤집어 뺀 뒤 식으면 방울토마토로 장식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