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고 의결기구인 '운영위원회'와 '공천심사위'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당 운영위원회가 전날 공천심사위 결정에 제동을 걸자 공천 심사위도 9일 맞불을 놓았다.
대구 수성을과 경북 영주를 포함해 10곳의 지역구를 재심, 이 중 7곳을 원안대로 재의결했다.
재심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던 박세환(朴世煥.수성을) 의원과 박시균(朴是均.영주) 의원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 안팎에서는 "두 사람을 두 번 죽인 꼴"이라며 불과 하루 만에 이뤄진 공천심사위 결정에 쓴소리를 했다.
김문수(金文洙) 위원장은 이날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운영위의 재심결정은 부적절하거나 부당한 부분이 상당히 있다"며 "어떠한 부당한 간섭과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또다시 반발할 경우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도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정치개혁이 뭔지 모르고 '망언과 망동'을 일삼는 이들이 있다"고 일부 운영위원을 원색 비난한 뒤 "구제기회를 가진 사람들은 모두 운영위원이거나 운영위원과 친한 사람들"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재심 기대를 접어야 할 처지가 된 박세환.박시균 의원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이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반응이었다.
오는 15일 예정된 당 운영위에서 거듭 억울함을 운영위원들에게 호소, 반전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우세 후보로 공천심사위 결정을 뒤집어 달라는 얘기는 아니다.
경선이나 공개 여론조사를 부쳐주면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공천심사에 불만을 품은 일부 운영위원들과 공천탈락 현역 의원들이 김 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하며 집단 반발할 조짐이어서 15일 운영위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공천심사위가 운영위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운영위가 계속 부당하게 발목을 잡는다면 특정 운영위원을 직접 겨냥, 공천을 다시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형편이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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