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전 포항의료원 한 입원실. 권모(33)씨가 다소 서툴고 거칠어 보이는 손놀림으로 이곳 저곳 병상을 돌며 환자들의 식사를 챙기고 침대를 정리하고 있었다.
권씨는 얼마전 한 순간의 실수로 법원에서 사회봉사명령을 받았다.
그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처음엔 할 수밖에 없다는 의무감으로 나섰는데 며칠 지나면서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책임감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권씨는 법무부 포항보호관찰지소를 통해 포항의료원을 소개받고 지난 2일부터 이곳에서 전문적인 기술없이도 가능한 환자들의 식사돕기와 함께 산책하기 및 병원내 환경정리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반성의 시간이 되기도 했고, 내가 역할을 할 곳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 계기도 됐습니다.
앞으로도 이곳을 자주 찾을 생각입니다".
스스로 우러난 시민들의 봉사활동은 봄철을 맞아 사회 구석구석에서 더욱 활기차게 진행되고 있다.
박은정(37.방송팀)씨 등 포항에 근무하는 96명의 포스코 여직원들은 홀몸노인들이 모여사는 구룡포 '석병노인의 집' 지원금 마련을 위한 바자행사를 벌이고 있다.
여직원들은 매월 한차례씩 노인들을 방문해 목욕.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일년 넘게 해오고 있는데 동료 및 협력.하청사 남자직원들에게 오는 12일까지 화이트데이 기념사탕을 판매하고 남은 수익금 전액을 노인의 집 시설 개보수 비용으로 전달키로 한 것. 여직원 상조회장을 맡고 있는 박씨는 "작은 성의도 한데 모으면 노인들에게는 큰 보탬이 된다"며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만난 뒤로 봉사와 사랑은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지난 6일 부인 이정란씨와 함께 포스코 임직원들이 아름다운재단에 기증한 4만2천600여점의 물품을 직접 판매하는 일일판매원으로 참가해 봉사활동 지도층으로의 확대를 유도하기도 했다.
또 상대1동 새마을부녀회는 지역내 경로당을 돌며 점심식사 대접을 계속하고 있고, 오천고 학생들은 '노인공경'을 주제로 정해 목욕봉사, 홀몸노인 보살피기를 5년째 이어오는 등 포항지역 각계에서 조용하고 아름다운 사회봉사 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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