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성노동자대회…비정규직 근무여건 개선을

입력 2004-03-08 13:42:17

'저는요, 끝까지 투쟁할꺼라요! 남자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제가 왜 해고당해야 합니까?'

지난 6일 오후4시 대구백화점앞 광장에는 8일 '세계여성의 날' 96주년을 맞이해 한편의 연극이 펼쳐졌다.

지난 2001년 경북대에서 부당해고됐다 복직된 청소용역원 도재금(62.여.북구 산격1동)씨의 개인 투쟁사를 사실감있게 그려낸 15분짜리 공연.

도씨의 역할을 대신한 극단 '지키는 사람들'의 배우 김혜림(29)씨는 "도씨와 같이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고 불의에 투쟁하는 여성들이 늘어나야 여성의 정체성과 권리를 스스로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직접 참여한 도씨는 "해고 이후 3개월간 무보수로 일하면서 계속 출근했고 결국 복직판결뿐만 아니라 불평등 정년개선과 임금격차 해소 등 남녀차별이 많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전국여성노조 대구지부와 여성해방연대 등 5개 여성단체의 주최로 열린 이날 대구여성노동자대회에는 '비정규직 차별철폐,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3권 보장,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주제로 단체별 문화마당, 페이스 페인팅, 막대사탕 나누기, 선전마당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여성해방연대에서 활동 중인 이영주(26.경북대 철학과)씨는 "여성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은 청소년시절부터 이뤄져야 한다"며 "여학생들은 얼짱, 몸짱 등 외형적인 조건을 중요시하기보다 진솔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를 준비한 전국여성노조 대구지부 배현수 사무국장은 "여성노동자 인권과 정치참여 등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투쟁해 오고 있지만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올해는 고통받는 여성비정규직과 계약직, 일용직 근로자들의 근무여건이 나아지길 기대해 본다"고 바랐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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