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홍일점 야구심판 김현정(25)씨

입력 2004-03-06 11:00:00

"초반에는 꽤 긴장했는데 경기에 몰입하니까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회색 바지에 푸른색 점퍼, 검은 모자의 심판 복장으로 그라운드에 선 김현정(25.사진)씨. 5일 개막된 삼성기 대구.경북 초.중등 야구대회는 그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김씨는 대구시 야구협회 심판 15명 중 유일한 홍일점. 대회 첫날 시민운동장 보조구장에서 벌어진 대구 수창초등 대 남도초등 경기에서 1루심으로 출장했다.

지역에서 아마야구 공식 경기에 여성 심판이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 절도와 박력있는 모습이 감히 말을 건네기 힘든 분위기였지만 경기가 끝난 뒤 만난 김씨는 웃음기 머금은 얼굴에 20대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김씨가 야구 심판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3월. 마라톤을 제외하고는 모든 스포츠를 좋아한 김씨는 2002년 초 생활정보지에서 사회인야구 심판 모집 공고를 본 뒤 곧바로 등록했다. 평소 야구 심판에 관심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KBO 심판학교 수료자 대구사회인 심판 연합회'에서 강습을 받은 뒤 2년 동안 사회인야구 심판으로 그라운드에 나선 김씨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서울에서 열린 KBO주최 심판학교에서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의 실력파다.

이런 경력이 이날 공식경기 데뷔의 배경이 됐다는 김씨는 "2년전 처음 심판에 나섰을 때나 지금이나 시합을 시작하면 긴장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부족한 면이 많지만 선배 심판들이 큰 도움을 준다는 김씨는 "현재의 심판 활동에 충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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