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상용차 매각 '다시 원점'

입력 2004-03-05 14:04:47

일본 닛산자동차의 계열사인 닛산디젤이 한국에서 공장을 인수할 계획이 없다는 내용을 블룸버그 통신이 5일 보도, 삼성상용차 설비 인수전이 다시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더욱이 대구시도 현재로선 닛산디젤의 투자의향을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대구에서 설비를 재가동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에서의 재가동이 어렵다면 대구.경북의 주축 산업으로 자리잡은 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의 국내외 판로확대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삼성상용차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떠오르고 있다.

외신은 5일 닛산디젤이 한국에서 공장을 인수할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고 이데일리 등 경제뉴스전문업체도 이날 오전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 이를 실었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확인한 결과, 닛산디젤은 이번 컨소시엄 구성에서 단순한 기술제휴 역할을 할 뿐 자본투자의 경우, 닛산디젤이 삼성상용차로부터 받지 못한 채권 3억여원을 투자하는 것이 전부"라며 "자동차 산업이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투자가 너무 적다고 할 수 있으며 10일까지 제안서가 들어오면 검토는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컨소시엄 구성업체인 한서정공측이 제출한 닛산디젤과의 전략적제휴협정서에 서명한 사람도 CEO급이 아닌 해외영업부장급인 점을 중시하고 있다.

한서정공측도 5일 향후 대구시와의 협상여부에 따라 닛산디젤의 투자가 결정될 뿐 현재로선 투자액수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전날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가 연구.개발 기능을 맡고 중국이 생산을 맡는 형식의 제안도 중국 자동차 기술이 이미 우리나라 기술과 차이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해볼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우리나라보다 현저히 기술수준이 떨어지는 베트남 등의 업체가 삼성상용차 설비를 인수해갈 경우, 우리나라에 대한 부품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무게있게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베트남의 국영기업체인 빔사(社)가 삼성상용차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3일 설명회에도 참가했다.

이와 관련, 지역의 일부 자동차부품업계 관계자들은 옛 삼성상용차 협력업체 등 역내 부품업계가 부품판매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매각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이미 기술수준이 올라가 부품자급률이 높은 반면 베트남은 볼트도 모두 외국에서 수입할 만큼 기술수준이 떨어져 우리 부품업계가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넓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의 경우, 인구가 그리 많지 않고 구매력이 적어 자동차 시장이 적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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