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박물관 우리손으로 만든다

입력 2004-03-05 14:04:58

"우리의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옛 숫가락 하나라도 모으자!" 합천의 문화와 역사 만들기에 동참하려는 군민과 재외 합천향우들의 열기가 뜨겁다.

지역 역사를 재조명하고 군민들의 염원을 담은 '합천박물관' 만들기를 위해 귀중한 소장품들을 선뜻 기증하는 손길이 줄을 잇고 있다.

경남 합천군은 작년부터 '우리 손으로 우리의 박물관을 만든다'는 슬로건으로 이 운동을 펼쳤다.

처음에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참여가 저조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군 관광개발사업소(소장 정년효)가 지난 달부터 "유물전시관 수준에서 박물관으로 승격하려면 군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하다"고 호소하면서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박물관으로 개관하려면 양질의 유물 100여점 이상을 소장해야 가능하기 때문.

합천읍 최구회(40)씨와 쌍백면 정호영(50)씨, 골동품상 주인과 익명의 기증자 등이 고이 보관하고 있던 유물을 선뜻 기증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대구에 사는 합천향우회 사무국장 정준효(57)씨가 석기시대 옹관(매장용 토기)과 석기류 등을 기증했고, 전국 각지의 향우회도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기증 유물로는 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양하다.

가야시대의 굽다리접시, 쇠도끼, 숫돌, 굽달린 목긴항아리, 고려와 조선시대의 백자, 청자, 분청사기 등 50여점에 이른다.

군청 학예연구사 조원영(42)씨는 "유물로서 뛰어난 것도 중요하지만 역사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료적 가치를 지닌 것이 더욱 소중하다"며 "집안에서 묵히고 있는 역사를 모으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기증된 유물들은 개관을 앞두고 있는 쌍책면 성산리 옥전고분군 옆 박물관 기획전시실에 보관되며, 기증자의 뜻을 소중히 여겨 성명과 함께 관련내용을 새겨 전시할 계획이다.

이 운동은 박물관 개관 후에도 계속되며, 고고학적 유물 이외에도 서화.불상.농기구는 물론 세시풍속과 관련된 민속품 등을 모아 특별관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기증운동에 동참하려면 합천군 관광개발사업소 옥전유물전시관관리팀(055-930-3753)으로 연락하면 된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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