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고라스 학파 내지는 그들에게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여러 개를 뭉친 것을 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1을 수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1은 수로 인식되면서부터 단번에 신에 비유되는 왕좌의 위치에 오른다.
애국가 노랫말에서는 우리나라를 보우하는 절대자를 하느님이라고 하지만 기독교에서는 절대의 신을 하나님이라고 한다.
하나님의 '하나'는 유일신이란 뜻에서 1을 나타낸다.
아동발달연구의 권위자 아놀드 게젤은 '인생의 최초 5년'이란 책에서 아이는 18개월 정도 되면 하나와 여러 개를 구별할 줄 안다고 적고 있다.
여기서 1은 인간이 인식하는 최초의 수이며 1보다 큰 수와는 원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일의 신비주의 신교도 바이겔의 노래는 '신은 첫째 수에 비유되고 피조물은 다른 수에 비유된다.
왜냐하면 신은 하나이지만 피조물은 하나는 그 자신 다른 하나는 신에 속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1이 신의 수라면 2는 절대적 신성의 유일성으로부터 이탈을 의미하는 피조물의 수이다.
스칸디나비아어의 인간(andra)이라는 단어는 another라는 뜻이다.
즉 신에 대하여 인간은 '다른 존재'라는 뜻이다.
'우리의 호흡에는 양면이 있다.
신이 누를 때 감사하고 풀어줄 때 감사해야 한다'. 괴테의 시에 있는 말이다.
일상의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
전류에 양극과 음극이 있고, 호흡에 흡입과 배출이 있으며, 심장은 수축과 확장을 반복한다.
이처럼 2는 모든 피조물의 존재와 연결되어있다.
2 또한 신성한 수라고 하고 1+1=2라는 등식을 종교적인 관점에서 수학적으로 해석하면 한 신과 다른 신이 합하여 2개의 신성을 만드는 것이 된다.
그러나 이는 영원유일의 하나님이란 사상에 배치된다.
따라서 기독교 문화는 2를 신성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두 개의 사상적 단위의 대치의 상징으로 보아 부정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이런 견해는 세계의 여러 문화에서 발견된다.
페르시아 문화에서는 2면은 거짓, 2색은 위선을 뜻하며, 아랍문화에서는 두개의 혀라고 하면 위선을 뜻한다.
2의 부정적 측면은 악마가 실존한다는 믿음 아래서 이원적 세계관을 주장하는 어떤 신비적 동양 종교에서 두드러진다.
이를테면 조로아스터교는 빛과 선의 신 마즈다와 어둠과 악의 신 아흐리만을 내세워 세상 만물은 이 중 어느 하나에 속한다고 하고 페르시아의 마니교에서는 선은 영적인 것에만 있고 악은 속적인 것에 있다고 주장한다.
2의 특별한 역할은 언어에서도 나타난다.
독일어 zweifel(의심하다)이라든가 영어 discord(불화), divorce(이혼)등에서 볼 수 있듯이 둘이라는 의미의 접두사가 붙는 단어는 대개 부정적 의미를 갖는 경우가 많다.
양극성의 가장 극명한 표현의 예는 아마 음양일 것이다.
음양은 어느 하나만으로 존재가 불가능하여 항상 공존하고 분리가 불가능하다.
세계의 다양한 문화에서는 음양의 합일을 이러한 양 극단성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힌두교나 인도불교에서는 남녀의 교감에서 절대적 합일화의 경험을 얻으려 하며 특히 힌두교에서는 신 자신이 그의 여성적인 힘(샥티)를 필요로 한다.
음양이 절묘하게 조화되어 여러 가지 수와 세상 만상을 표현하고 해석하는 예가 주역인데, 주역의 수 표현은 바로 2진법의 표현이다.
황석근(경북대 수학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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