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남북 합동공연추진 이동원씨

입력 2004-03-05 09:35:42

"'향수'속에는 어떠한 이데올로기도 담겨 있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 민족만이 느낄 수 있는 고향의 정서를 공유하는 따뜻한 곡이죠. 남북 공연이 성사돼 남과 북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만 있다면 30년이 넘는 음악 인생에서 느끼는 최고의 보람이 될 겁니다".

떠나는 겨울의 잔상처럼 눈발이 날리던 3일 오후, 수성구에 있는 라이브 카페 블루노트에서 '노래하는 음유시인' 이동원(53)씨를 만났다.

'향수'의 풍경같은 경북 청도군에 1년 6개월 전 터를 잡았다는 그는 현재 북한 테너 성악가와 그의 대표곡 '향수'를 함께 부를 공연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이씨가 사단법인 통일맞이 늦봄 문익환 목사 기념사업회를 통해 북측에 합동 공연을 제안하면서 구체화됐다

오는 10일쯤 실무자 접촉과 함께 제안서를 보낼 계획. 이번 공연이 성사되면 남북 합동 공연은 물론 음반제작도 할 생각이 다.

그가 '향수'의 남북 합동 공연을 열겠다는 생각을 굳힌 건 지난 2000년 8월. 이씨는 그 해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된 남북교향악단 첫 합동공연에서 조수미와 북한의 테너 리영욱이 함께 '축배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70년대 가요계에 데뷔한 후 서정적인 가사의 노래를 주로 선보이며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동원은 '향수'를 비롯해 '가을편지', '이별노래', '불새' 등 수많은 히트록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1989년 정지용의 시에 가락을 붙여 성악가 박인수씨와 함께 노래한 '향수'는 국내 처음으로 가요와 클래식의 만남으로 남아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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