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 특수...수의 '톡톡', 혼수·그릇 '텅텅'

입력 2004-03-05 09:35:42

윤달(양력 3월21일~4월18일)을 앞두고 서문시장엔 업종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서문시장 4지구. 혼수 품목인 한복 및 침구류 가게가 모여있는 4지구엔 요즘 혼수를 마련하려는 예비부부의 발길이 뜸하다.

4지구 지영주단 송재춘씨는 "설날 이후 한달 반동안 찾아오는 손님이 거의 없다"고 하소연했다.

본격적인 결혼 시즌이 시작되는 3, 4월엔 일손이 모자랄 정도로 바빴지만 지금은 가격을 묻는 사람들조차 없어 매출이 비수기인 한여름 수준이라는 것. 대표적인 혼수품목인 이불도 찾는 사람이 없어 한산했다.

그릇가게가 모여있는 동산상가 지하도 마찬가지다.

여느때와 달리 구경하는 고객들도 거의 없어 한산했다.

상인들은 아예 장사를 포기한 듯 손놓고 있었다.

경동상회 이우현 사장은 "평년 대비 80% 이상 손님이 줄어, 2, 3월 장사는 끝났다고 볼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반면 수의 가게엔 수의를 마련하려는 고객들이 끊이질 않는다.

'윤달에 수의를 마련해놓으면 무병장수한다'는 속설 때문. 서문시장 1지구 청도상회 이선호 사장은 "평소보다 손님이 30~40%정도 늘어 윤달 덕분에 오랜만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4지구 침구류 가게 규수방 정진식 사장은 "윤달 때문에 매출에 타격이 크지만 결혼이 4, 5월로 미뤄진 만큼 곧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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