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때 북한군에 의해 북으로 끌려갔다 지난해 말 중국으로 탈출했던 국군
포로 김기종(72)씨가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50여년만에 꿈에도 그리던 고향
땅을 밟았다.
김씨는 이날 오후 1시45분(이하 한국시간)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중국 지린(吉林)
성 옌지(延吉)공항을 출발, 오후 3시54분 때마침 눈발이 흩날리던 인천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김씨는 작년 12월 초 중국으로 탈출했지만 지난 1월 초 옌지의 한 민가에서 형
기상(75)씨 등 남한에서 건너간 가족들을 만나다 중국 공안에 체포돼 50여일동안 억
류돼 있었다.
160㎝도 안돼 보이는 단구에 깡마른 체격의 김씨는 이날 공항 도착 후 "늘 고향
에 오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뜻밖의 일에 감사하고 기쁘다"며 "오늘 드디
어 소원이 이뤄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건강을 묻는 질문에 "가슴, 기관지, 다리 등이 아프다"며 "앞으로 남한
에 있는 동생들과 남은 여생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가족 및 북한 생활 등에 대한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김씨는 청각에 문제가 있는 듯 오른쪽 귀에 하얀 보청기를 꽂고 있었다.
김씨는 수도사단 출신으로 6.25전쟁 중이던 1952년 입대, 이듬해 7월 강원도 금
화전투에서 포로가 됐으며 같은해 6월 사망처리돼 국립현충원에 위패가 봉안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북한에서 함북 무주광산 등에서 강제노역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씨
와 함께 체포됐던 김씨의 형 기상씨와 여동생 정숙(67), 말숙(60)씨 등은 중국 당국
에 의해 강제출국을 당했다.
김씨는 체포 후 한때 강제 북송위기를 맞았으나 우리 외교당국은 그동안 김씨의
무사 귀환을 위해 중국측과 협상을 벌여왔다.
이날 김씨의 입국으로 1994년 10월 조창호 소위의 입국 이후 지금까지 북한을
탈출해 입국한 국군포로는 모두 35명이 됐다.(영종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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