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종합주가지수 900선 돌파

입력 2004-03-04 11:14:04

종합주가지수가 22개월 만에 900선을 돌파하면서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4일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1.30% 오른 907.43으로 마감해 910선에 바짝 다가

섰다. 주가지수가 900선에 오른 것은 2002년 4월24일 915.69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덕분이지만 미국 증시의 조정과 금리 인상

우려가 복병으로 자리잡고 있어 마냥 낙관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외국인 주도 '외끌이' 장세..올 순매수 7조 돌파

외국인의 '힘'이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의 향방을 결정짓고 있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개선 조짐을 보이는 등 세계 경기가 호전되고 있는 가운데

저금리에 바탕을 둔 해외 유동 자금이 아시아 증시에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대만 가권지수는 이날 1.47% 상승한 7,034.10으로 마감해 3년6개월만에 7,000선

을 돌파했고 일본 닛케이 225지수는 0.44% 오른 11,401.79로 장을 마쳐 1년9개월만

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 관련 해외 주식형 뮤추얼펀드에는 지난주 12억9천400만달러가 순유입되는

등 2주 연속 자금이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

외국인은 풍부한 '실탄'을 갖고 올들어 거래소시장에서만 7조941억원을 순매수

했다. 전날에 사상 최대인 9천348억원에 이어 4일에는 2천388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신한금융지주, LG전자, 국민은행 등 정보기술(IT)주와 금

융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올들어 각각 3조6천338억원, 4조188억원을 순매도해 주가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대우증권 안병국 연구위원은 "국내 시장은 이미 주도권을 외국인에게 완전히 빼

앗겼다"며 "외국인 중심의 시장 구도에서 개인 자금의 유입 여부와 기관의 참여 여

부가 향후 장세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정태욱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외끌이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

망했다.

◆900선 안착..단기 급등.미 증시 조정이 변수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900선 돌파의 배경으로 ▲선진국 경기 호전 ▲

미국의 금리 인상 시사에도 불구하고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확대 지속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를 꼽고 900선 안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는 "세계경기 회복에 대한 믿음이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라며 "국내적으로 2월 수출이 16년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하고 섬유, 타이어 등

경공업 제품의 수출도 호전되는 등 경기 회복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고 말했다.

신 이사는 경기 회복을 바탕으로 주가지수가 완만히 상승하며 4.4분기에 1,000

선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시장을 주도하는 업종 대표주 중심의 투자를 조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의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데다 미 증시의 조정

양상 및 금리 인상 우려 등을 들어 경계론이 제기되고 있다.

동원증권 강성모 투자전략팀장은 "900선 돌파는 전적으로 외국인의 매수에 따른

것"이라며 "미 증시가 최근 지나치게 올랐다는 인식이 퍼지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에 국내 증시가 상반기에 1,000선에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자는 오히려 발을 빼는 등 수급 구조가 취약

한 상황에서 미 증시와의 '탈 동조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교보증권 임송학 이사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있고 미국의 금리 인상 우

려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외국인의 매수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

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이사는 "나스닥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을 경우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폭은 제한적"이라며 "단기적으로 선물.옵션 만기일(11일)을 앞두고 있어 주가 변동

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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