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산 속을 걷고, 바다가 내려다보는 고갯길을 걷다 보면 눈은 호사하고 마음은 청정해진다.
정상에 도달해도 좋고, 아니면 말고….
하이킹도 아니고 등산도 아닌 편안함과 여유. 그러나 챙길 것은 다 챙기는 트래킹. 새 봄에 개나리 봇짐 같은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소풍을 떠나보자.
배낭 하나 짊어지고 산과 강, 들판을 따라 무작정 걸으며 사색을 즐기고 낯선 곳의 체취도 맡을 수 있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기술이나 장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경비도 많이 들지 않는다.
격렬함을 피하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연과 손잡고 삶의 활력을 재충전할 수 있다.
최근 트래킹 붐이 일면서 국내는 물론 네팔 히말라야, 캐나다 로키, 일본 명산에서부터 러시아 시베리아와 캄차카반도, 아프리카 킬리만자로까지 트레킹 전문업체들의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해외=최근 가장 인기있는 트레킹 지역은 히말라야. 트래커들을 위한 숙소와 식당이 잘 갖춰져 있고 트래커용 롯지가 많아 기본적인 체력만 된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코스에 따라 10여일에서 한달간 소요되는 것이 직장인들에게는 다소 걸림돌이다.
히말라야 중에서도 안나푸르나 지역은 외국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 설산 파노라마와 원주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이곳은 비레탄타-고라파니-푼힐 전망대로 가는 코스, 안나푸르나의 심장부로 들어가는 촘룽-뱀부-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 이어지는 코스, 그리고 베시사사하르-토롱라-목티나트-좀솜으로 연결되는 일주코스가 있다.
이 지역은 7천~8천m급 연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거대한 설산이 압도하는 비경에 넋을 잃게 된다.
깨끗한 자연과 한적한 계곡을 따라 여유있는 트레킹을 즐기려면 랑탐,헬람부 지역이 좋다.
이곳은 히말라야 중앙부에 위치, 빽빽한 산림과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산정호수 코사인쿤드가 맑고 푸른 빛으로 히말라야의 하늘을 담아내고 있다.
다음은 에베레스트지역. 8천m급 세계 최고봉을 앞에 두고 황량한 계곡을 걷는 기분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거리를 만든다.
3, 4개 코스가 있지만 초오롱마 코스는 경비행기로 산자락에 직행할 수 있고 쿰부산군 최고의 전망대가 있는 칼라파타르는 에베레스트 산봉우리들의 위용이 한눈에 펼쳐져 대자연의 경관을 연출한다.
일본 지역은 대부분 3, 4일 코스로 다녀올 수 있다.
홋카이도 최고봉인 대설산은 활화산지역으로 적설량도 풍부하고 광대한 고산대를 형성하고 있다.
웅장하면서도 완만한 산세와 고산식물 군락이 최대 매력.
일본의 상징 후지산과 신앙의 대상인 구쥬산, 원시림 가득한 대마도의 시라타케 등 수십여개의 일본 명산으로 트레킹을 떠나는 마니아들이 많다.
해외 트레킹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새와 동물의 천국 시베리아 툰드라.타이가 지대, 캄차카 반도,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산, 캐나다 로키산맥, 뉴질랜드 밀포트 등 세계 각지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국내=국내에서는 울릉도가 새로운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울릉도의 훼손되지 않은 빼어난 경치를 제대로 느껴보려면 트레킹만한 게 없다.
울릉도는 도동항에서 배를 내려서면서부터 바로 비탈길이 시작돼 섬 중앙에 자리한 가장 성인봉(984m)에 이르고 현포령에서 바라본 삿갓봉, 성인봉 연봉의 산자락을 배경 삼은 태하항 등이 기본적으로 둘러 볼 코스.
성인봉은 3월까지도 눈이 덮여 있는데, 봄이 오면 온갖 꽃들과 약초가 만발한다.
향기가 100리를 간다는 섬백리향, 색깔이 곱고 독특한 섬말나리 등의 희귀한 꽃들도 눈길을 끈다.
봄이면 이 길은 생태탐방 트레킹이라 칭할 만큼 청정한 자연과 조우할 수 있다.
해안절벽과 그 주변의 기암들이 만들어내는 풍광은 울릉도 여행의 백미. 차로 해안 일주도로를 드라이브하거나,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서 바라보면 그 풍광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울릉도 해안 트레킹 코스도 많다.
대풍감에 서면 우리 나라 최고의 절경으로 꼽히는 북면의 해벽, 일주도로 중간에서 만나는 삼선봉 등 푸른 바다와 만나는 절경은 울릉도만의 매력이다.
국내에는 이밖에도 제주도와 강원도 평창.영월.철원.동강 지역과 지리산 일대 등도 이미 잘 알려진, 인기있는 국내 트레킹 코스다.
◇트레킹 준비=효과적인 트레킹을 하려면 사전에 트레킹 지역을 충실히 연구해야 한다.
기온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윈드 재킷, 오래 걸어도 편안한 신발, 방한모, 지도 등 채비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식사는 가급적 은박지에 싼 토스트나 김밥 등 행동식을 준비하고 물과 간편한 상비약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평지에서는 1시간 걷고 10여분 쉬고, 산 등정때는 20분 걷고 5분 쉬는 것이 효과적이다.
앞뒤 간격은 2보 이내로 하되 산행시 교차할 경우 올라가는 사람이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예의다.
1분당 60m 속도로 걸을때 산소 소비량이 가장 적게 드는 경제속도다.
특히 고산지대로 트레킹할 경우 경험자나 전문업체로부터 체력단련에서부터 준비물과 노하우에 대한 조언을 받아야 한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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