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 막판까지 '잡음'

입력 2004-03-03 11:40:56

종반에 접어든 한나라당 공천이 '널뛰기'를 거듭하고 있다.

하루 아침에 공천구도가 바뀌는가 하면 후보자의 지역구 이동도 노골화되고 있다.

특히 당 공천심사위원이기도 한 이화여대 김석준(金錫俊) 교수의 지역구 출마 문제가 공천심사위 전체의 공정성 시비로 비화되고 있다.

○…공천심사위는 2일 대구 달서병(丙)과 경북 군위.의성.청송 공천을 원점에서 재조정키로 했다.

의성출신 김 교수를 군위.의성.청송으로 보낼 계획이었으나 이를 보류하고 하루 만에 여론조사 지역으로 분류했다.

여론조사 대상은 김동호(金東浩).김재원(金在原) 변호사와 김화남(金和男) 전 의원으로 압축했다.

대신 김 교수를 달서병으로 보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이날 공천심사위원직을 사퇴하고 달서병에 비공개 신청했다.

그러나 김 교수가 공천심사위원이라는 점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공천심사위원은 "김 교수가 계성고를 졸업했고 10년(79~89년) 동안 경북대 법대 부교수를 역임한 만큼 대구와 인연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낙하산 공천'에 대한 냉담한 기류가 적지 않은 데다 대구 수성갑과 동갑 지역이 낙하산 공천에 따른 극심한 공천 후유증을 앓고 있어 무리하게 김 교수 쪽으로 분위기를 몰 수도 없는 형편이다.

4차 공모에서 달서병에 공천을 신청한 곽창규.김치영.박창진.이외수씨 등 예비후보들은 "외부 공천심사위원이 무슨 염치로 공천을 신청하느냐. 대구에 더이상 낙하산은 안된다"면서 "어떻게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이런 일이 생기는지 기가 막힌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또 "공천심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것"이라며 "갑자기 지역구가 하나 생기니 욕심도 생겨난 것인가. 심사위원까지 공천경쟁에 뛰어든 것은 소도 웃을 일"이라고 비웃었다.

이들은 집단 반발할 조짐마저 보였다.

한나라당 달서갑구 공천에서 밀려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박영규 달서미래연구소 대표도 이날 김 교수의 공천 신청과 관련, "결국은 심사위원이 직접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단 말인가"라고 묻고 "끼리끼리 해먹는 것도 분수가 있지, 한나라당은 공천을 사천으로, 개혁공천을 개악공천으로 둔갑시키더니 급기야는 공천심사위원회를 자천위원회로 전락시켰다"고 맹비난했다.

○…중.남구는 지난주 신동철(申東喆).김석순(金石淳).신철원(申哲沅)씨 등 3인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나 여의치 않아 추가 여론조사를 하기로 했다.

기존 3인으론 열린우리당 이재용(李在庸) 전 남구청장과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와의 승부를 자신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추가 여론조사대상은 문동후(文東厚) 전 월드컵조직위 사무총장에다 신동철.김석순씨가 다시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신철원씨는 앞서 공천신청 뜻을 접었다.

○…김광원(金光元.봉화울진) 의원의 공천여부가 관심사인 영양.영덕.봉화.울진 지역구는 일단 여론조사를 하기로 했다.

유권자 수에서 봉화.울진이 영양.영덕에 비해 30% 가량 많지만 이들 지역 여론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대상은 김 의원과 강석호(姜碩鎬) 당 경북도지부 부위원장, 이원기(李垣錡) 당 건교위 전문위원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당 공천심사위는 칠곡지역 우세후보인 이인기(李仁基) 의원을 '칠곡.고령.성주'지역 우세후보로 수정 발표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사진:한나라당 박승국(대구 북갑) 의원이 2일 오후 공천탈락에 반발해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후 당원과 지지자들이 당기와 현판을 불태우고 있다. 정운철기자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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