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써본 기억이 없다보니 우체통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회사원 박정호(34.포항시 양학동)씨는 최근 몇 년 동안 우체통에 편지를 넣어본 기억이 없다.
길거리에서 빨간 우체통을 구경한 적도 없는 것 같다.
박씨처럼 대부분 인터넷을 통한 이메일로 소식을 주고 받다보니 정작 편지 쓸 기회가 사라져 우체통의 존재마저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약간 부풀려 우체통 찾기도 백사장에서 바늘찾기 만큼 어렵게 됐다.
포항우체국에 따르면 현재 포항시내에는 250개의 우체통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편지 등 우편물량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매년 2, 3개 가량의 우체통이 철거되고 있다.
대구.경북 전체로는 지난 2002년 6천여개가 설치돼 있었으나 작년말에는 5천500여개로 1년 만에 무려 500여개가 감소했다.
철거된 우체통은 대부분 하루에 우편물이 고작 2통에 불과해 유지효과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편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위문편지마저 최근에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유지효과 대비 비용만 따진다면 효율이 떨어지는 대부분의 우체통을 철거해야 하지만 주민편익을 우선하기 때문에 쉽사리 철거하지도 못한다.
우체통 1개당 설치비용은 평균 15만원선이며 도장 등 유지비용만도 연간 3천여만원이나 소요돼 우편물 감소에 따른 비효율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우체국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우편물보다 택배, 보험 등 수익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형편이다.
경북체신청 이도희 담당은 "이메일과 휴대전화 영향으로 개인 우편물이 크게 줄어들어 우체통마다 우편물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던 공중전화부스도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공중전화를 관리하는 KT링커스 포항지점은 휴대전화의 급속한 보급으로 지난 1999년부터 매년 30%씩 공중전화 이용객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정보통신부와 KT링커스간 협의를 거쳐 이용객이 적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부스는 대부분 철거될 전망이다.
부스 개당 유지비용이 연간 15만원 가량 드는 데다 수입도 절반가량 감소한 상태여서 더 이상 유지하기가 힘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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