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교회' 참복음 실천 책으로 나왔다

입력 2004-03-03 09:02:51

대구 서문교회(이상민 목사)는 날마다 노인들을 위해 밥을 해준다.

눈이 오거나 비가와도 교회 식당은 쉼 없이 돌아간다.

가난은 나라도 구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서문교회는 춥고 배고픈 이웃들이 북적이는 사랑의 집이 됐다.

날마다 밥을 굶는 수백 명의 노인들에게 교회는 자식보다 따뜻한 보호자다.

충주 중부명성교회(송석홍 목사)는 예배당을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

대신 오후 예배 후에는 전 교인이 교회 안팎을 청소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

한마디로 '짠순이' 교회다.

그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이유는 교회 재정의 65%를 선교와 구제에 사용하기 때문이다.

교회가 아무리 힘들어도 65%는 무조건 남에게 준다.

최근 목회자 전횡과 불륜, 부자세습, 공금유용 등 일부 교회의 비리로 세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이렇듯 세상의 빛과 소금 구실을 하는 '아름다운' 교회도 많다.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이런 교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모은 책이 세상에 나왔다.

건강한 교회를 소개하며 교회개혁에 앞장서고 있는 교회문화연구소 이의용 소장이 지난 10년 동안 전국을 뒤져 찾아낸 '세상에는 이런 교회도 있다'(이의용 지음.시대의창 펴냄)가 최근 출간된 것.

이 책은 사랑과 봉사로 사회와 이웃을 섬기며, 창조적인 문화를 가꾸고 지역사회와 함께 삶과 문화를 나누는 전국 68곳의 교회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았다.

장애인이 맘대로 들어갈 수 있는 교회에서부터 고아를 입양하는 교회, 윤락여성들을 하나님의 품으로 이끄는 교회,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교회, 실버타운 운영으로 노인의 희망이 된 교회, 가정과 학교에서 소외 받고 거리로 내쫓긴 가출 청소년들을 바르게 인도하는 교회까지….

한 장 한 장씩 넘기는 손길마다 사랑이 묻어난다.

저자는 "복음의 정체성을 회복, 세상을 바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나가는 건강한 교회들을 소개함으로써 우리나라 모든 교회들에게 이를 전파하기 위해 책을 썼다"고 했다.

맛있는 피자로 아이들과 친구가 되고, 시와 노래가 있는 카페로 엄마의 발걸음을 잡고, 풀빛 쉼터로 아빠의 넉넉함을 채우는 교회. 게이트볼로 할아버지의 심신을 달래고, 노인대학으로 할머니의 웃음보를 터뜨리는 교회. 저자의 말대로 사랑과 봉사, 섬김이 한아름 가득한 교회야말로 한국교회의 희망이 아닐까.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사진:대구 서문교회는 날마다 밥을 굶는 인근 700여명의 노인들에게 '사랑의 밥'을 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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