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앞둔 복싱부, 2체급 우승 "마지막 선물"

입력 2004-02-28 12:08:05

대구전자공고 복싱부가 올해 팀 해체를 앞두고 힘을 냈다.

대구전자공고는 지난 23~26일 강원도 동해체육관에서 열린 제13회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파견 2차선발전에서 2개 체급 우승을 일궈냈다.

91㎏급의 이경돈은 지난해 열린 1차선발전에 이어 이번 2차선발전에서도 정상에 올라 주니어대표로 확정됐다.

박세진은 57㎏급에서 당당히 정상에 섰다.

부상으로 1차선발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박세진은 오는 4월 예정된 최종선발전에서 주니어대표에 도전한다.

제13회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는 오는 6월 제주도에서 열린다.

대구전자공고 복싱부는 1999년 부임해 5년간 선수들을 이끈 최병권(43) 감독이 다음달 2일부터 대구체고로 옮김에 따라 올해를 끝으로 해체된다.

그동안 소년원을 들락날락하는 선수들을 뒷바라지하는 등 이들과 눈물젖은 빵을 나눠먹으며 전국체전 등 전국대회에서 10여개의 금메달을 따낸 최 감독은 학교를 떠나게 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3학년이 되는 남은 선수 3명과 올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학교를 떠나려고 했는데 그렇게 안 됐습니다.

이번에 우승한 2명은 실력이 뛰어나 대학 진학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문홍철 선수는 공부를 하겠다고 해 마음이 놓입니다".

경북체고 출신으로 복싱 선수로 이름을 날린 최 감독은 중리중, 대구전자공고에서의 지도자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에 대구체고로 발령받았다.

최 감독은 "대구체고에 3학년이 없어 이경돈과 박세진을 전학시킬 수는 없지만 이들을 잘 훈련시켜 대구전자공고에 마지막 선물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사진:왼쪽부터 이경돈 선수, 최병권 감독, 박세진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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