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금배지수 는다는데

입력 2004-02-27 14:02:35

국회가 27일 본회의에서 지역구 의석수만 15석 늘리는 안과, 의원 수를 동결하는 안을 표결로 결정키로 한 것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힘 대결로 갈 것이었으면 진작 처리하지 국민들로 하여금 진땀을 다 빼고 나서야 표결에 부치겠다는 정치권의 '꼴'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협상 과정을 '쇼'로 보기도 할 정도다.

국민들에게 이같은 인상을 줄 수밖에 없었던 것은 국회의원수 늘리기 논란이 정치인들의 밥그릇 지키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시각 때문이다.

민주당은 전남지역의 지역구 기본틀을 지키기 위해 15석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자칫하다가 텃밭인 전남의 지역구가 줄어드는데 그치지 않고 전남지역 전체 선거구가 흔들려 선거 구도가 복잡해 지는 것은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막판에 민주당은 전남 강진.완도, 장흥.영암, 해남.진도 등 당선을 자신하고 있는 지역구 사수 작전을 끝까지 버리지 않겠다는 속셈을 드러냈다.

열린우리당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의석수 증가에 대한 비난 여론에 부담을 느낀 열린우리당은 아예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 동결하자는 입장으로 급선회했다.

열린우리당의 이같은 비난여론 기피증은 그동안의 의원정수 협상과정의 진도를 여러번 늦추고 원점으로 되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당내 분란을 핑계로 아무 의견도 제시하지 않은 채 강건너 불구경하듯한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밥상을 차려놓으면 숟가락만 올려놓으려는 심산"이라고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비단 이 문제 뿐만 아니지만 원내 과반수 정당임에도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15명 늘어나면 180억원 이상의 추가 예산이 소요된다.

금배지 수가 늘어나 세금만 축내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의구심 가득찬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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