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제2창당 급물살

입력 2004-02-26 11:29:31

내달 15일까지 임시 전당대회 마치기로 합의

한나라당 내분사태가 '제2창당' 쪽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구.경북의 강재섭(姜在涉).이해봉((李海鳳) 의원을 비롯, 수도권의 김덕룡(金德龍).이재오(李在五).이규택(李揆澤).전용원(田瑢源), 부산.경남.울산의 유흥수(柳興洙).김무성(金武星).최병국(崔炳國), 충청권의 강창희(姜昌熙) 의원 등 지역대표 성격의 의원 10명과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 등은 25일 심야 회동을 갖고 당 진로를 숙의했다.

이들은 난상토론 끝에 제2창당 준비위를 구성, 내달 15일까지 제2창당 대회(임시 전당대회)를 마치기로 합의했다.

소장파와 영남 보수 중진간의 정체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당을 총선 체제로 바꾸기 위해 제2창당 행보를 가속화하기로 한 것이다.

강 의원은 "제2창당 준비위원장은 당내외 1명씩 2명으로 구성키로 했으며 오늘 참석자 다수가 준비위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임시 전대에서 대표를 선출할 수 있도록 내달 2, 3일쯤 당원 800여명이 참석하는 '당원 대표자 회의'를 열어 당헌을 개정한 뒤 곧바로 새 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 구성에 나설 예정이다.

부산 출신의 김무성 의원은 모임 직후 브리핑을 통해 "당 단합을 통해 정체성을 유지하고, 전당대회가 단순히 대표나 바꾸는 행사가 아니라 당이 환골탈태하고 개혁적 보수세력의 대통합을 통한 제2창당을 하기로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제2창당에 동참키로 한 소장파 쪽에서 다시 불협화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색깔론이나 폭로전을 주도한 세력은 당을 떠나야 한다"며 영남 보수중진들을 겨냥, 인적 청산론을 제기한 것이다.

소장파 '구당모임'의 남경필(南景弼).원희룡(元喜龍).권영세(權寧世)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부패, 무책임한 폭로, 시대착오적 색깔론 세력은 당을 떠나야 한다"며 "공천이 완료되기 전에 실명을 거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의원은 또 "한나라당은 흘러간 축음기를 틀어놓은 것처럼 색깔론과 무책임한 폭로로 노무현 정권을 공격해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용갑(金容甲) 의원 등은 "소장파들이 '색깔론자'라고 공격하고 있으나 이는 노무현 정권과 좌파성향 시민단체들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며 "자신들이 도저히 한나라당과 맞지 않는 좌파성향의 소유자"라고 비난, 양측간 감정싸움이 극에 달하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사진 : 원희룡, 김무성 등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이 26일 오전 국회 총무실에서 모임을 갖고 제2창당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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