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청이 24일 내내 발칵 뒤집혔다. 구청 직장협의회의 홈페이지에 이날 오전 '염라대왕'이란 ID의 공무원이 실명을 거론한 '살생부(殺生簿)'를 올린 때문.
국회의원 낙천.낙선운동처럼 '북구청도 편가르기와 패거리 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물갈이, 판갈이해야 한다'는 글로 시작된 살생부에는 각 항목별로 구청 직원의 이름이 거론됐다.
문제가 있다고 밝힌 부류는 △학연.지연을 형성해 조직내 갈등을 조장시킨 자 △인사때 구의원을 개입시킨 자 △남의 돈이나 공짜술을 밝히는 자 △인사 특혜자 △혈세만 낭비하는 무능력자 △승진후 동사무소에서 근무하지 않은 자 등 6개. 각 항목마다 8~20명의 직원이 포함됐고 3~5개 항목에 중복 거론된 직원들도 상당수 였다.
이 글은 단 10분간 게재됐다가 삭제됐지만 그 파장은 엄청났다. 구청이 하루종일 술렁댔고 직협 게시판에는 명예훼손으로 형사고발하라는 등의 비난 글들이 쇄도했다. 직원들은 "이는 승진을 노리고 상대방에 흠집을 내기 위한 술수"라며 "근거없는 이런 식의 인신공격으로 직원들을 분열시켜서는 안된다"며 발끈했다.
구청의 한 간부는 "얼마전에는 전직 구청장과 친분이 있는 공무원을 지칭한 '오적'이 거론되더니 이번에는 살생부"라며 "인사에 불만있는 직원들의 마음은 알겠지만 분위기를 흐리고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동은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연휴는 짧고 실망은 길다…5월 2일 임시공휴일 제외 결정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골목상권 살릴 지역 밀착 이커머스 '수익마켓'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