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번호판 부착을 처음 의무화한 곳은 프랑스로 알려져 있다.
파리 경찰이 1893년 자동차에 차주의 이름과 등록번호를 새긴 철제 번호판을 차 앞에 달도록 강제했다는 것이다.
그 이후부터 세계 전역에 번호판 제도가 확대됐다고 한다.
이 번호판은 차량 식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자동차 번호판은 차량증가와 사회환경 변화에 따라 여러차례 바뀌었지만 올 1월 1일부터 시행된 새 번호판은 서울, 대구 등과 같은 시.도 표시가 없어진 획기적인 것이다.
▲지역 차별 해소와 번호판 교체비용 절감 등 국민편의 증진이 교체 이유였다.
그러나 번호만 봐서는 차적이 어딘지 알수 없게 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
승용차의 경우 대구는 21~24이고, 서울은 01~16, 부산 17~20, 제주 69 등으로 구별돼 있다.
차종도 승용(01-69), 승합(70-79), 화물(80-97), 특수(98-99) 등으로 구분된다.
다른 시.도로 이사를 하더라도 번호판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오히려 이사를 가더라도 어디 출신인지를 계속 달고 다니게 한 개악일 수도 있다.
▲그 자동차 번호판이 나오자말자, 일부 호사가들의 구설수에 오르자 말자, 담당부서인 건설교통부는 즉각 다시 바꾸겠다고 '겸허하게' 나섰다.
건교부가 드디어 2종의 번호판 '개선안'을 내놓고 국민여론조사 실시를 공표했다.
오늘부터 오는 25일까지 국민들의 의견을 모아 자동차 번호판 전면 개편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그 배경은 새로 시행한 자동차번호판의 디자인이 세련되지 못하고 촌스럽다는 '국민 여론을 존중'해서다.
여론조사를 토대로 디자인전문기관에 의뢰해 오는 7월중 번호판 전면개편안을 만든다는 것이다.
▲자동차 번호판을 국민들의 여론을 물어 고치겠다는 것을 폄하해선 안된다.
참여정부 이니만큼 모범을 보이는 사례라 할만도 하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국민을 봉으로 생각하느냐는 반발은 아니더라도 매일 매일 신문.TV를 보면서 스트레스 받는 일도 적지 않은데 이 따위 일로 국정참여를 하라고 하다니.... 일상에 바쁜 국민들로선 한심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자동차 번호판이 도저히 국민 자존심을 손상시킬 정도로 촌스럽게 만들어졌다면 그렇게 만든 당사자, 당국자는 뭐하는 사람인지. 촌스럽다는 말이 나오자 말자 개선하겠다고, 국민들의 뜻을 하늘처럼 받드는양 호들갑을 떨면서, 한편으론 재미있는듯, 그게 그거인 모델을 내놓고 골라 보라는 행태는 뻔뻔하다고 할 만하다.
그렇게 국고와 행정력을 낭비하고 국민이 참여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참여하도록 부담지워서야. 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는 자리에서 물러나는 '책임행정'이 먼저다.
김재열 논설위원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정숙 소환 왜 안 했나" 묻자... 경찰의 답은
원자력 석학의 일침 "원전 매국 계약? '매국 보도'였다"
"악수도 안 하겠다"던 정청래, 국힘 전대에 '축하난' 눈길
조국 또 '2030 극우화' 주장…"남성 일부 불만있어"
김문수 "전한길 아닌 한동훈 공천"…장동혁 "尹 접견 약속 지킬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