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르를 아시나요".
중동 섬유시장에 '차도르' 특수가 일고 있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 이후 현지 복구작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 중계무역 중심지 두바이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
20일 찾은 비산염색공단 내 동국무역(주)화섬공장은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국내 최대 차도르 생산업체 중 하나인 이곳은 요즘 하루 최고 10만야드의 원단을 생산한다.
미.이라크 전쟁으로 중동 섬유경기가 잔뜩 얼어붙었던 지난해 이맘때에 비하면 무려 배이상 늘어난 물량.
차도르는 이슬람 여성들이 종교적 전통에 따라 몸을 가리는데 사용하는 천이다.
보통 히잡이라고 하는데 이란은 차도르, 인도네시아는 질밥 등 나라마다 명칭이 조금씩 다르다.
이란은 이슬람 전통이 가장 강한 중동 국가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 몸을 차도르로 감싸 시장 규모가 가장 큰 편.
동국화섬이 자랑하는 차도르 제품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철갑상어알 같은 구멍이 수도 없이 송송 뚫려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캐비어리' 원단이다.
촉감이 부드럽고 색감도 짙어 최고 인기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요즘은 원단이 모자라 생산이 불가능할 지경.
60인치이상 대폭 직기에서 생산되는 '망토형' 차도르 원단도 인기다.
가장 보수적인 이란에도 개혁의 바람이 일면서 차도르를 개량해 긴 바바리같이 앞에 단추를 달거나 몸에 꼭 맞게 옷을 맞춰 입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업계에 따르면 지역 차도르 생산업체는 대략 20여개. 지난 10년간 부동의 세계 수출 1위를 지켜온 업체들은 지난해 미-이라크 전쟁을 전후해 생산량이 크게 줄었었다.
동국무역(주)화섬 정성훈 담당 대리는 "최근 두바이 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특히 이라크 육로를 통해 이란으로 들어가는 길이 뚫려 차도르 물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최고 수준인 ㅇ섬유 경우 하루 최대 물량이 100만야드를 넘어서고 있으며 최근 ㄱ염직은 색감을 짙게 해 일반 차도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심색기' 1대를 추가 설치하는 등 생산설비 추가 증설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중동 차도르 시장은 '컨버터'들의 무차별적 가격 인하로 하루가 다르게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물량 우선 확보를 위해 일부 중계무역상들이 원가 이하까지 가격을 떨어뜨려 최소한의 상도의마저 무너뜨리고 있는 것. 30%를 넘었던 일부 대기업들의 수익성도 최근 5~10%까지 내려갔다.
업계는 "중국 섬유가 무섭게 현지 차도르 시장을 장악해 오고 있는데다 한국업체들의 제살깎기 경쟁이 치열해 앞으로 2, 3년을 버티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무차별적 가격 인하 대신 신제품개발에 힘을 기울여 선의의 수출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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