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개공 '아파트 원가'골머리

입력 2004-02-20 11:34:59

대구에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이 시작되면서 대구도시개발공사(이하 도개공)가 고민에 빠졌다.

대구경실련이 19일 U대회 선수촌아파트, 수성그린아파트 등 도개공이 조성한 아파트 2곳의 분양원가 공개를 요구하는 정보공개청구를 냈기 때문.

경실련이 정보공개를 청구한 내용은 해당 아파트의 택지 조성원가와 도급계약서 등 택지 조성에 든 비용과 건축.토목.기계.통신.조경 공사비 등 건축비용을 포함한 간접공사비, 부가가치세, 최근 3년간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 등이다.

도개공은 분양가를 공개할 경우 민간업체의 따가운 비난은 물론 이윤의 적적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 것이 분명해 정보공개청구를 선뜻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그러나 최근 서울.대전의 도시개발공사가 시민단체의 요청에 따라 분양가 공개를 한바 있어 마냥 외면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또 이헌재 부총리가 18일 '수요-공급의 불균형 때문에 가격 편차가 생기는 것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도 분양가 공개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정인 도개공 홍보담당은 "경실련의 정보공개청구는 신청일로부터 보름 이내에 공개 여부를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아직 시간 여유가 있지만 뚜렷한 방침을 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지역 경제 사정을 감안할 때 공기업의 입장에서 독단적으로 판단할 문제도 아니여서 더욱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경실련은 도개공이 뚜렷한 명분없이 분양가 공개를 거부할 경우 행정심판 등 법적 절차를 통해 도개공에 압박을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도개공뿐 아니라 '아파트 분양가격이 주변시세나 원가기준보다 지나치게 높으면 자율 조정하도록 권고' 할 수 있는 권한을 관할 구.군청이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구.군에도 행정정보공개청구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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