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체제가 급속히 와해되고 있다.
최 대표는 당내의 2선 퇴진 요구에 대해 즉답을 피하고 있으나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만 남았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이미 그의 정치적 사망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최 대표 진영도 호락호락 물러날 기세는 아니다.
현재 지방에 머물며 대응방안을 구상 중인 최 대표는 소장파들의 조기전당대회 개최와 대표직 사퇴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 대표는 2, 3일간 지방에 머물며 생각을 가다듬은 뒤 당 내 퇴진파들과 담판을 지을 계획이어서 최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한나라당의 분란은 다음주 초에 수습이냐, 확산이냐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확산되는 최 대표 퇴진론=소장파들이 제기한 최 대표 퇴진론이 빠르게 세를 얻어가고 있다.
18일 오전에 열린 소장파 모임은 이재오(李在五) 전 사무총장 등 수도권 재선의원들이 가세하면서 '구당모임'의 결성으로 이어졌다.
여기에다 영남권 일부의 초.재선 의원들과 당내 중진의원까지 이들의 주장에 합류, 최 대표 퇴진론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구당모임은 18일 밤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최 대표 퇴진 이후의 문제를 논의, 당 비상대책위 구성과 임시전당대회 소집에 나서기로 하는 등 최 대표의 퇴진을 굳히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대표 퇴진-비상대책위 구성-임시 전당대회 개최-새 지도부 선출-선거대책위 구성' 등의 일정은 20일이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며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안 부재론에 맞서고 있다.
△최 대표의 반격은=최 대표는 19일 오전 열린 상임운영위윈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자신을 향한 퇴진론에 맞서 어떤 카드를 제시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기 위해 이틀 일정으로 지방에 내려갔기 때문이다.
측근들은 최 대표가 이번 지방행을 통해 "단순히 대표 퇴진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당의 위기를 수습, 안정을 되찾고 총선에 승리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구상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최 대표는 구당모임 등이 요구하고 있는 대표 사퇴는 당을 깨자는 얘기밖에 안되는 만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조기 전당대회 소집 역시 수용불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다만 구당모임이 주장하고 있는 대로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여기에서 모든 것을 논의할 수는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김용갑(金容甲)의원 등 영남지역의 중진급 의원 30여명이 19일 낮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갖고 "대표 퇴진 압박이 몇몇 사람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면서 "의총 등 당내 의견 수렴기구가 있는데도 일방적으로 당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소장파들을 비판하고 나서 최 대표의 퇴진을 둘러싼 당 내분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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