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오는 樂 전설 딥 퍼플

입력 2004-02-19 09:26:10

세계적인 록 그룹 딥 퍼플이 내달 26일 오후 8시 대구전시컨벤션센터를 뜨겁게 달군다.

'레드제플린'과 함께 70년대의 하드록 물결을 주도했던 딥 퍼플은 중량감 있는 샤우트 창법과 강력하고 깔끔한 연주로 록 음악의 표본을 제시했다.

살아있는 록의 전설, 딥 퍼플의 신화가 대구에서 사상 처음으로 재현되는 것이다.

◇사상 첫 국내 지방 공연

이번 공연은 지난해 발매된 앨범'바나나스(Bananas)' 홍보 투어의 일환. 중국 최고 인기 록커인'최건'과의 합동 공연을 앞두고 30년 넘게 성원을 보내온 한국 팬들을 위해 마련됐다.

딥 퍼플은 세 번째 한국을 찾지만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연주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 당초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지방의 팬들을 만나고 싶어하던 딥 퍼플이 대구에 깊은 관심을 드러내면서 공연이 성사됐다.

지역민들로선 세계적 스타의 공연을 직접 관람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이들은 95년 처음 내한해 브리티시 록의 진수를 보여주었고 지난 99년에는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 첫날 공연에서 헤드 라이너(공연에서 주인공이 되는 그룹)로 등장해 팬들의 탄성을 자아낸 바 있다.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딥 퍼플은 이번 공연에서 최근 발표한 앨범에 수록된 '워크 온(Walk on)', '네버 어 워드(Never a Word)' 등과 '스모크 온 더 워터(Smoke on the water)', '솔저 오브 포춘(Soldier of fortune)' 등 록 음악의 고전들을 들려줄 계획이다.

◇딥퍼플, 그들은 누구인가

1968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결성된 딥 퍼플은 1967~75년까지 이른바'록의 황금기'를 구가했던 최고의 록 그룹이다.

강력하고 시원한 하드록과 슬픈 록발라드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36년에 이르는 '딥 퍼플'의 역사는 음악적 변화에 따라 크게 4기로 분류된다.

1기는 68년 밴드 결성 초기. 존 로드, 닉 심퍼, 리치 블랙모어, 로드 에반스, 이안 페이스로 구성됐다.

이 시기 딥 퍼플은 막 태동하던 록음악에 클래식적인 요소를 적극 도입했다.

최고의 전성기였던 2기는 69년 이안 길런과 로저 글로버가 가담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발표한 '스모크 온 더 워터', '하이웨이 스타' 등은 헤비메탈의 전형이 됐다

74년 데이빗 커버데일이 새로운 보컬로 영입되고 딥 퍼플은 3기에 접어든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라디오에서 단골로 흘러나오는 '솔저 오브 포춘(Soldier of fortune)'은 이 때 발표됐다.

이전보다 더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던 딥 퍼플은 원년 멤버 리치 블랙모어가 75년 탈퇴하고 기타리스트 토미 볼린이 새로 영입됐지만 결국 76년 해체를 선언했다.

4기는 84년. 리치 블랙모어, 존 로드, 이안 길런 등이 모여 재결합한 딥 퍼플은 이 후 몇 번의 멤버 교체와 부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앨범을 발표하며 공연 활동을 해오고 있다.

◇딥 퍼플과 한국 록 음악

딥 퍼플은 한국 록 음악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신중현에 의해 한국적 록이 태동하기 전까지 70년대 거의 모든 록 밴드들이 딥 퍼플을 모방하는데 열을 올렸다.

특히 기타리스트 리치 블랙모어의 주법과 악기 구성, 멜로디 등 그의 모든 것들은 밴드들의 '교과서'나 다름없었다.

또 80년대 들어 대학가요제 출신으로 인기를 얻었던 송골매 등 대다수 록밴드들이 리프(짧은 악구를 계속적으로 되풀이 연주함으로써 보다 힘차고 다이내믹한 느낌을 나타내는 연주) 중심의 음악을 했던 것도 딥 퍼플의 영향 때문이었다.

이대희 대구MBC 'FM 골든 디스크' DJ는 "딥 퍼플의 공연은 전체적인 그룹의 연주가 대화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며 "전체적인 하모니와 멜로디를 중시하기 때문에 국내 팬들의 취향에 맞다"고 말했다.

S석 8만원 A석 7만원 문의)1544-1555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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