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구는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대구지하철 참사 1주기 추모식이 18일 오전 9시30분부터 참사 현장인 중앙로역 지상 도로에서 거행됐다.
이날 추모식에는 희생자 유족 600여명과 부상자 가족, 대구 시민과 공무원 등 모두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조해녕 대구시장과 이의근 경북지사, 3당 대표, 정부를 대표한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 지역 국회의원과 기관.단체장들도 자리를 함께 하며 이들을 추모했다.
추모식장에는 희생자들의 영정을 모신 높이 5.5m, 길이 7.5m의 대형 추모제단이 설치됐다.
지하철 참사로 부모를 잃은 박선찬(47.여.북 복현동)씨는 "아버지(박채환.68)와 어머니(김옥순.67)가 첫 손자의 돌 선물을 사려고 시내로 나왔다가 참변을 당했는데 몸이 아픈 동생에게는 최근에서야 이 사실을 알렸다"면서 "추모장에 오기는 했지만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추모식은 식전 행사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진혼북과 진혼무 공연을 한데 이어, 9시50분 추모식 거행을 알리는 안내 방송에 이어 참사 발생 시각인 9시 53분에 맞춰 1분간 묵념을 올렸다.
추모 사이렌이 울리자 중앙로역에 운집한 참석자들은 물론 지나가던 시민과 도로위의 차량 운전자들까지 묵념에 동참했으며 일부 관공서에서는 조기를 올려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또 중앙로역 아카데미 시네마 앞에 마련된 분향소에서는 유가족, 정부인사, 추모위원 등이 잇따라 분향, 헌화했다.
고건 국무총리는 강동석 건교부장관이 대독한 추도사에서 "영령들의 희생이 주는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이자리에 모였다"면서 "국정의 모든 분야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국가 안전관리 체계를 과학적으로 정비하여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데 온 정성을 다 쏟겠다"고 다짐했다.
또 조해녕 대구시장은 추도사에서 "대구지하철 화재참사는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뼈아픈 사고이며 살아있는 우리 모두의 잘못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사고가 우리에게 아픈 기억으로만 남아 있을 수는 없으며, 먼저 가신 넋들은 우리 대구와 대구시민이 아픔을 딛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기를 염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 대표로 추도사를 낭독한 김대율씨는 "못다한 일 이룬다 한들 세상 만사 부질없다 여기시고 맺힌 한을 이제 그만 놓으시어 저 세상 그 곳에서 행복하게 지내시라"며 흐느껴 추모객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이날 추모 행사는 또 희생자 대책위원의 경과 보고와 함께 추모시 낭송, 지하철 안전 시민협약식을 끝으로 오전 11시 20분께 본 행사가 마무리됐다.
이어 마련된 식후 행사에서는 안치환, 권진원의 추모 노래 공연과 한국마임협회의 천도무 공연이 열렸으며 일반 시민들의 분향, 헌화와 함께 낮 12시께 추모행사가 완료됐다.
추모식 무대에서는 오후 3시까지 실내 국악단 '해오름'의 추모 연주 등 추모마당 행사가 계속된다.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대책위는 이날 1주기 추모식 참석자들에게 국화꽃이 새겨진 검은 배지를 가슴에 달아주기로 했다.
한편 이날 추모 행사를 위해 대구경찰청은 18일 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대구지하철참사 1주기 추모행사가 열리는 중구 중앙네거리 ↔공평네거리 왕복 4차로 600m 구간에 대해 교통을 통제했다.
이호준.문현구.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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