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엿보기-막말하는 지상파 라디오 방송

입력 2004-02-18 09:03:13

"꼭지 돌아서 윗통 까고 말했쪄?"

방송 3사의 심야시간대 FM 라디오 프로그램들이 비속어와 은어, 인터넷 용어, 불필요한 외국어 등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방송위원회 산하 방송언어특별위원회(위원장 고흥숙)가 지난 1월30, 31일 방송 3사의 심야시간대 FM 라디오 프로그램의 언어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비속어와 은어 등이 남발하고 있어 이에 대한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조사대상은 지상파 3사의 FM 심야음악프로그램인 KBS 2FM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와 '이민우의 자유선언', MBC FM의 '은지원의 친한 친구'와 '이소라 FM음악도시', SBS FM '하하몽의 영스트리트'와 '플라이 투 더 스카이(Fly to the sky)의 1010 클럽' 등 6편이었다.

이들 프로그램 진행자와 출연자들은"꼭지 돌았어","윗통까고" 등 비속어와 폭력적인 언어 외에도 '뜨아','말했쪄'등 국적 불명의 속어와 인터넷 채팅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럭셔리', '데미지', '플레이', '오픈', '하우스' 등 외국어를 남발하고 있고 아예 "What's up?" 등 영어로 시작 인사를 하는 경우도 있는 등 외국어 사용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방송언어특별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당 방송사에 시정을 요구하는 한편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자와 진행자들에게도 개별적으로 정확한 언어구사를 권고하기로 했다.

언어특위는 "방송사가 잘못된 언어생활에 비판없이 편승하는 것은 방송의 공적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상황이나 문맥에 맞게 적절한 대체어를 제시하고 바른언어생활에 이바지 해 달라"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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