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 하는 오후

입력 2004-02-18 09:03:29

不惑도 넘겨버린 어느 간이역쯤에서

내 여윈 몇 줄 詩도 추려서 버리고

서늘한 그늘 한 자락

옷섶으로 받는다.

이제 웬만큼은 치욕도 알 나일러니

木琴마냥 지쳐누운 목숨의 갈피마다

구절초 마른 꽃대궁

언뜻 비쳐 보인다.

박기섭 '구절초 詩篇' 부분

불혹의 나이가 되니 참 기분이 묘하다.

마음은 아직도 한창인데 어느 새 흰머리가 뽑을 수 없을 지경이 되고 직장에서도 젊은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또 약간은 젊잖은 척도 해야한다

나는 아닌데,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의식해야 하니 참으로 불편하다.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 이제는 되돌아갈 때가 되었고 지난 삶을 반성해야 되는 나이임에도 아직 높이 올라가려고만 하는 사람들을 보면 조금은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주위를 한번 돌아볼 일이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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