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동안 뇌관련 수술 3만여건 김승래(65)교수

입력 2004-02-16 13:42:29

"경북대병원은 단순한 의학 교육기관이 아닙니다.

대구.경북의 의료와 건강을 책임져야 합니다

적극적인 투자와 시.도민들의 후원으로 서울의 유명 병원에 못지않은 병원이 되길 바랍니다".

이달 말 정년 퇴임하는 김승래(金乘來.65)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국내에서 신경외과 수술을 가장 많이 한 의사중 한 사람으로 꼽혀왔다.

30여년 재직 동안 집도한 뇌혈관 수술 건수만 2천여건에 이르며 일반 뇌수술까지 더하면 3만여건에 이른다고 한다.

김 교수는 "대학병원에 발을 들였던 1972년에는 수술기구가 없어 월급을 털어 장비를 구입했으며 비뇨기과의 신장촬영기를 이용, 뇌혈관 촬영을 시도했다"며 "그 시절에는 연세대, 가톨릭대와 함께 국내 뇌혈관 수술을 전담할 정도였으며 서울 의료진도 대구서 수술을 배울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난 1980~90년대에 하루 5건의 수술을 할 만큼 수술에 미쳐 있었다고 한다.

다른 의사들보다 2배나 많이 한 셈이다.

장시간 수술에는 아무래도 체력이 뒷받침돼야 할 터. 알고 보니 그는 합기도와 태권도.십팔기 유단자로 '철인'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김 교수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신경외과 수술에 젊음을 바칠 수 있었던 데는 스승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고 이헌재 교수.문태준 교수(전 보사부장관)의 가르침과 동료 의사들의 협조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학회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했다.

지난 1975년 대한신경외과학회의 최연소 평의원이 됐으며 상임이사를 거쳐 신경외과학회장.대한뇌혈관외과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는 김 교수의 공로와 퇴임을 기념하기 위해 학회를 지난 13일 대구에서 개최했다.

퇴임뒤 계획에 대해 김 교수는 "자신의 몸을 믿고 맡겼던 환자들에게 보답하는 의미에서 다른 병원에서 70세까지 환자를 진료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제자인 함인석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선생님은 국내 뇌혈관질환 수술 분야에서 이규창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와 함께 쌍벽을 이뤘다"며 "지난해 연말까지 메스를 놓지 않을 만큼 의사로서의 사명감이 대단했던 분이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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