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6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재시도했다.
지난해 7월8일 국회에 제출된 뒤 7개월여 동안 FTA 처리가 세 번 불발에 그친 뒤 네 번째 시도였다.
이날 본회의는 그러나 정부의 농촌지원 대책을 따지는 농촌 의원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이들 의원들이 여론의 압박 등을 감안, 단상점거나 국회의장 출입봉쇄와 같은 물리적 충돌은 하지 않기로 했다.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과 4당 원내 총무.대표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 도중 별도로 만나 표결처리 방식을 두고 절충을 벌였다.
지난 9일 본회의에서 동의안 표결방식을 '투표소 기명투표'로 확정했으나 일부 농촌출신 의원들이 전광판에 찬반 여부가 분명히 표시되는 '전자투표'를 고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자투표 방식'과 '투표소에서 이름이 씌어진 용지에 찬반을 표시하는 방식' 모두 의원들간 찬반 의사가 드러나 별다른 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와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 등 여야 3당 지도부는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어 농촌출신 의원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벌이는 등 비준안 처리를 위해 막판 노력을 폈다.
한나라당 최 대표와 홍사덕(洪思德) 총무는 이날 의총에서 농촌 출신 의원들에게 "국익을 생각하자. 이번만은 최틀러식으로 밀어 붙인다"고 촉구하면서 '사실상 당론투표'로 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또 당 자체 설문조사 결과, FTA 비준안에 반대하는 의원은 불과 36명이며 나머지는 모두 찬성이었고 답변유보도 5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 총무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통과돼야 한다.
농촌출신 의원들의 입장도 있지만 나라를 먼저 생각하자"고 압박했다.
이에 앞서 홍 총무는 주말에 반대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FTA 처리를 당부했다.
FTA 반대 입장을 밝힌 신영국(申榮國.문경예천) 의원은 "농촌 출신으로 FTA 반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하지만 정부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인기(李仁基.경북 칠곡) 의원은 "지역구에 내려가니 FTA 비준안에 찬성하라는 의견이 훨씬 더 많아 깜짝 놀랐다"며 "정부의 지원책이 완벽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유투표를 당론으로 정한 민주당은 FTA 표결자체가 미뤄져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 대표도 "국제 신인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볼 때 비준안은 조속히 가결돼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 62명 중 15명 안팎을 제외한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정일(李正一).김효석(金孝錫) 의원 등 농촌출신 의원들은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이 구체적이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이미 찬성 당론을 정한 열린우리당은 16일 의원총회에서 거듭 처리 의지를 다졌다.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는 "대외 신인도 등을 위해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며 "더이상 처리가 늦춰져서는 안된다"고 다짐했다.
특히 우리당은 비준동의안이 세번이나 무산된 데 대해 야당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며 이번에도 처리되지 않을 경우 야당의 무책임을 집중 성토한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사진: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홍사덕 총무가 본회의 처리안건등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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