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기덕 감독 "감독상 수상 상상도 못했다"

입력 2004-02-16 08:02:43

54회 베를린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김기

덕 감독은 "유명 감독이 많이 와서 상을 받을 줄 전혀 상상도 못했다"며 자신의 독

특한 영화세계를 인정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다음 개봉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 관련해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

언론과 인터뷰 도중 수상소식을 들었다는 김감독은 "상에 연연하지 않았으나 나의

영화세계를 격려해주는 뜻으로 알고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감독은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평범하고 표준에 따르는 영화제작보다

는 남의 것을 따르지 않고 나의 독자적인 철학을 유지한 채 작품을 만들어 온 것이

수상자로 선정된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상영화인 '사마리아'가 사회적으로 민감한 원조교제를 소재로 다루는 것

이어서 매우 조심스러웠다면서 기존의 '섬', '나쁜 남자' 등에서 표현했던 극단적인

폭력과 말초적 장면을 상당히 자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인생에서 사람들이 실수도 하고 서로 상처를 주고받을 때

이를 이분법적으로 피해자와 가해자로 나눠 단죄하고 평가하는 것을 지양해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사마리아'에서 이같은 자신의 생각은 원조교제에 참여한 여고생과 그 아버지

의 화해, 그리고 딸이 스스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버지의 모습

에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파리에서 베를린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영화제 주최측이 제공한 리무

진을 타고 시상식장으로 직행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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