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슈베르티아데

입력 2004-02-16 08:57:32

'작은 버섯' 슈베르트의 별명이다.

키가 작고 지독한 근시안에 말솜씨 서툰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음악에 반한 유쾌한 친구들! 그것은 '슈베르티아데'라고 불리었던, 맑고 가난하고 아름다운 그룹이었다.

때로는 그들의 모임 자체를 '슈베르티아데'라고 불렀다

슈베르트를 중심으로 일요일엔 빈 교외로 하이킹을 즐기기도 하고 오랜 벗들의 집이나 근처 주막 등에서 연주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하이킹에서는 그의 합창곡이 불리었고, 음악회에서는 20년이나 나이가 위인 교양 높았던 빈 궁정 가극장의 명가수인 미하엘 포글이 작곡자 자신의 반주로 막 완성된 가곡을 부르기도 하였다.

이러한 슈베르트를 이해하기 위한 사적인 모임은 어려웠던 무명 청년 음악가이던 그를 얼마나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워주었던가!

어린 시절부터 "조그마한 손가락 끝에 하모니를 가지고 있다"라고 불릴 정도로 음악적인 재능이 예민하였던 그는 독일 가곡의 역사를 열었으며 '가곡의 왕'으로 불린다.

초기 독일낭만파의 대표적 작곡가의 한 사람으로 이전의 고전파시대에는 별로 주목되지 않았던 가곡이라는 예술부문이 그에 의하여 비로소 독립된 주요한 음악의 한 부문으로 취급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대형 연주회장이 아닌 편안한 소규모 홀에 어울리는 것이 거의 모든 독일가곡의 특성이지만, 슈베르트의 가곡들은 특히 더 그렇다.

이렇게 작곡된 그의 가곡들은 633곡에 이르는 방대한 은하계를 이룬다.

내밀한 순환구조를 섬세하게 고조시키는 멜로디 라인, 윤택한 화성, 한 편의 서사시처럼 맑고 순수하고 고고한 음악 혼,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그려지는 그의 이러한 음악은 유려한 서정미를 느끼게 한다.

'음악에 부쳐'라는 그의 가곡은 그를 잘 대변한다.

'그대 아름답고 즐거운 예술이여! 마음이 울적하고 어두울 때 그 아름다운 멜로디를 듣고 있으면, 언제나 즐거운 기운 솟아나 마음의 방황 사라집니다'. 단순하지만 음악을 벗삼아 살아가는 예술가의 혼이 담겨있는 이 가곡이 그렇듯이, 그의 삶과 슈베르티아데는 맑은 시냇물의 흐름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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