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갑·동구갑·동구을...지도부의 역할부재 비판확산
한나라당 공천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역의원에 대한 물갈이를 내세우면서 중앙당의 낙하산 공천을 시도하는가 하면 경선지역으로 선정된 지역에 대해서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하는 등 한나라당과 김문수(金文洙) 당공천심사위원장의 전횡(專橫)에 대한 비판론이 확산되고 있다.
12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대구 수성갑의 김만제(金萬堤) 의원은 당 공천심사위에 불만을 표시했다.
자신과 전국구 이원형(李源炯) 의원간에 경선을 통한 공천자 결정을 줄기차게 주장했지만 중앙당에서 외부인사를 영입하려한 데 대한 불만이다.
김 의원은 이날 "경륜과 신인을 조화하는 것이 필요한데 아쉬움이 있다"며 자신에 대한 퇴출압박에 대한 섭섭함을 표시했다.
특히 69세라는 나이가 부담이기는 했지만 김 의원은 초대 KDI원장, 경제부총리, 포철회장을 지낸 전문경제인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한나라당이 너무 나이에만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한나라당의 우왕좌왕하는 공천잣대가 도마위에 올랐다.
대구 동구갑, 동구을의 공천과정이 대표적 사례다.
동갑의 경우 한나라당에서 강신성일(姜申星一) 의원과 임대윤(林大潤) 전 동구청장의 경선지역으로 발표했으나 최근 여론조사를 통한 결정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강 의원은 이같은 당 공천심사위의 방향선회에 대해 최근 의원총회에서 "경선을 통해 공천자를 결정하지 않을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며 노골적으로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는 강 의원뿐 아니라 임 전 구청장도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중앙당에서는 강 의원을 대표적인 물갈이인사로 선정해놓고 임 전 구청장에게 공천확정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임 전 구청장은 "강 의원과의 경선은 절대 안된다"며 탈당도 불사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동구을 지역도 마찬가지다.
당초 공천심사위는 동갑지역과 마찬가지로 박창달(朴昌達) 의원과 서훈(徐勳) 전 의원간의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서 전 의원의 민국당 정책위의장 전력과 대선당시 이회창 후보 반대운동을 벌인 점이 문제가 됐지만 공천심사위는 여론조사를 근거로 서 전 의원을 공천대상으로 고집했다.
당초 "탈당, 복당을 거듭한 인사는 공천 심사에서 배제하겠다"고 공언했던 김문수 위원장은 동을 공천이 문제가 되자 "탈당과 복당을 하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며 변명을 했다.
이 과정에서 서 전 의원을 당핵심에서 밀고 있다는 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이같은 방침도 또 바뀌었다.
심사위가 동을 공천자를 3차 공모를 통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수성을 공천에서 탈락한 주성영 검사를 동을지역에 공천할 것이라는 설이 떠돌고 있다.
낙하산 공천 시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한나라당의 공천태도는 더욱 문제다.
대구 수성갑과 남구의 경우 지난 16대 총선 때 대표적인 낙하산 공천지역으로 낙하산 인사에 대해 유권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러나 남구의 경우 이미 공천을 신청해놓고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인사들을 외면한 채 외부인사를 공천할 움직임을 보이자 기존 후보들이 발끈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아직도 대구는 작대기만 꽂으면 되는 줄 알고 있다.
김문수 위원장이 대구 공천에 전횡을 휘두르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이해봉(李海鳳) 대구시지부장과 강재섭(姜在涉) 전 최고위원 등 지도부의 역할 부재에 대한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중앙당과 김문수 위원장 등이 한나라당 대구공천을 놓고 칼을 휘두르고 있으나 지역 당 지도부는 거의 역할을 못한 채 자신들의 '보신(保身)'에만 연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지역구 지키는 데만 혈안이 돼 주위는 어떻게 되든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래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출마예정자들은 중앙당에 소위 '줄'을 대기 위해 끊임없이 서울로 향하고 있으며 중앙향배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사진 : 한나라당 포항지부소속 당원들이 공천심사에 항의하기위해 13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 대표실을 진입하려다 당사 직원들에 의해 저지당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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