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심사를 해보니 한나라당은 싹수가 노랗다"던 소설가 이문열씨의 독설은 정확했다.
10억원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교도소 담장안에 떨어진 서청원 전 대표를 콩밥 열흘만에 석방결의안으로 빼내왔으니 참 기가 막히다.
바로 지난달 여야 국회의원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찬 것은 '깨끗한 손'을 향한 국민의 염원이요, 검찰의 호응이었다.
더욱이 "비리관련 의원의 불체포특권을 과감히 포기하겠다"는 것 또한 최병렬 대표의 일주일전 국회연설이었다.
따라서 이 '부패의 석방'을 단행한 한나라당은 여론의 몰매를 맞아 싸다.
최병렬 대표의 한나라당은 자충수(自充手), 패착을 둔 것이다.
국민들은 '서청원 석방' 사태가 한나라당 내부 문제의 연장선상에 다름 아님을 안다.
당지도부가 석방요구 결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해놓고 비주류의 반발에 엉거주춤, 국회통과를 사실상 묵인함으로써 개혁의 화두(話頭)를 팽개치고, 국민의 법 감정까지 내팽개치는 대악수(大惡手)를 범한 것이다.
표(票) 떨어지는 소리가 우수수하다.
서청원 의원 개인으로서야 억울한 대목이 있을수도 있겠다
그러나 특권을 악용한 석방은 순리가 아니다.
"나는 죄없다" "억울하다"하기로 말하면 교도소 안에서 원내 교섭단체 구성할만큼 많은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다 그러할 터이다.
더구나 서청원 의원은 구치소에서 풀려나자 "이회창 전 총재가 대통령이 됐다면 이런 일(정치보복) 없었을 텐데"하는 소감을 피력했다.
시쳇말로 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대야당 전 대표의 현실인식이 이렇게 한밤중이면 참으로 국민이 불쌍타.
결국 서 의원 석방결의는 총선전략으로서도 소탐대실이다.
부패의 청산, 과거와의 절연을 요구하는 국민정서와 거꾸로 가버린 한나라당의 행태는 총선에서 명백한 감점(減點)요인이다.
"지금 추세라면 한나라당은 100석도 못건질 것 같은데 그래도 이 사람들은 제1당은 할 것이라고 우긴다"는 이문열씨의 분석은 지나치게 후하다.
"제1당 좋아하네"-인터넷에 쏟아지는 이 비난, 한나라당은 듣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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