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빌딩이 즐비하고 한 평에 몇 천만원하는 아파트가 줄줄이 서 있는 곳. 국내 외제차의 50%가 다니며 명문고가 밀집한 8학군으로 최적의 교육 여건이 제공되는 동네.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동네 강남.
그 강남의 한복판에 밤에도 불이 켜지지 않는 동네가 있다.
강남구 포이동 266번지 자활근로대 마을. 거리부랑아와 극빈층의 자활과 근로의욕 고취라는 명분으로 정부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만들어진 이 마을은 공교롭게도 수십억 원짜리 초호화 아파트와 양재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서있다.
MBC 'PD수첩'은 10일 밤 11시 5분부터 '타워팰리스 옆 판자촌, 23년의 보고서'편을 방송한다.
20년 넘게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포이동 주민들이 직접 작성한 설문지를 분석한 '판자촌 보고서'를 통해 빈곤이 더욱 고착화되고 세습되는 현상을 고발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동네 주민 중 4년제 대학을 나온 이는 1명에 불과하고 30대 이상의 주민 대부분이 학교를 다니지 않았거나 초등학교만을 졸업했다.
또한 20대 이하의 젊은 층도 대부분 중졸, 고졸 학력에 불과하다.
주민의 75%가 빚에 허덕이고 있으며, 10명 중 4명은 직업이 없고, 직업이 있는 대다수도 고물수집과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 가고 있다.
중학생 김 모양은 "학원이 달나라만큼이나 가고 싶다"고 말하지만 이 동네 아이들은 하루 종일 방에서 뒹굴어도 그들을 꾸짖어줄 부모조차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주민들이 이 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건 20년 전이지만 불과 몇 년 전에 상수도가 들어왔고 연탄이 겨울나기 수단이다.
20년 전 이들을 강제로 이주시킨 정부는 언제부턴가 이들이 서울시 땅을 무단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덕분에 이들은 집을 고칠 수도 없고 주민등록 전입신고도 되지 않는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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