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결혼하고픈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던 것은 제가 정 많은 한국인 여자를 아내로 맞이할 운을 타고났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는 14일 경북도청 강당에서 경북도 명예통역관인 김경미(30.영천시 금호읍)씨와 결혼식을 올릴 일본인 마쓰오 슈이치로(松尾周一郞.38)씨. 그는 애써 무표정한 얼굴을 지었지만 말투엔 마음에 쏙 드는 여자를 얻었다는 기쁨이 배어 있었다.
마쓰오씨는 지난 2002년 4월부터 경북도청 국제통상과에 파견 근무중인 일본 시마네현 국제과 소속 공무원. 대학 졸업 후 여행사에 일할 때 자주 왔던 한국에서 살고 싶어 파견근무를 자청했다.
마쓰오씨와 김씨 두 사람은 2002년 7월에 열린 경북도와 시마네(島根)현과의 미술교류협의회에서 처음 만났다.
마쓰오씨는 당시 일본측 통역을 맡았고, 김씨는 경북도측 통역을 담당했었다.
먼저 데이트 신청을 한 것은 마쓰오씨.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경미씨의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행사가 끝난 뒤 제가 만나자고 했어요. 이후 한 달에 두 세 번씩 만나면서 1년 이상 사귀다 지난해말 청혼했는데 흔쾌히 받아들이더군요".
마쓰오씨는 경북도.시마네현의 교류 업무와 경북도를 방문하는 일본 인사의 영접 및 배웅이 주업무지만 한국을 일본에 홍보하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시마네현 홈페이지(www.pref.shimane.jp)에는 그가 올린 자료가 40여 건에 달한다.
국민타자 이승엽에 대한 얘기도 있고, 대구U대회 관련 보고서도 있다.
지난해 초 대구지하철참사 때 그가 찍어 올린 사진과 보고서는 현지 신문에 그대로 보도되기도 했단다.
"야구.축구.농구 등 계절마다 다른 운동 경기를 즐길 수 있어 대구가 좋다"는 그는 만능 스포츠맨. 특히 중학교 때부터 대학시절까지 학교 대표로 뛴 테니스는 지금도 수준급이며, 스키도 강습을 할 수 있을 정도다.
경북도청 파견 근무가 오는 3월말로 끝나는 그의 한국 공직사회에 대한 평가는 조금은 부정적이다.
"윗사람의 일방적인 업무지시가 일본보다 많은 편으로 하위직 공무원들이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제대로 조성돼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인사에 있어 일의 성과보다는 학벌 등 업무 외적인 것을 잣대로 사용하는 경향도 없지 않고요".
"고국으로 돌아가더라도 기회를 봐 다시 한국 근무를 신청할 것"이라는 마쓰오씨는 현재의 실력으로도 한국인과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지만 일주일에 세 번씩 어학 강습을 받는 등 한국을 더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회선기자 s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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