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동 대남경로당-일하는 경로당 즐거운 노년

입력 2004-02-07 11:03:44

'놀면 뭐합니까? 소일거리라도 찾아야죠'.

6일 오후3시 중구 남산2동 대남경로당 2층 공동작업장. 할머니 9명과 할아버지 3명이 담소를 나누며 손으로는 열심히 종이가방 끈을 묶고 있었다.

쉬엄쉬엄 일했지만 바닥에는 어느덧 2천여장이 완성된 채 묶여 있었다.

1개당 큰 것은 8원, 작은 것은 5원. 적은 금액이지만 지난 한해 동안 10명의 대남경로당 노인들은 527만원을 벌었다.

그리 많은 돈은 아니지만 손자들 용돈과 약값으로 사용하는 노인들에게는 의미있고 소중한 돈이었다.

3시간째 앉은 채로 일을 하고 있던 김영순(82.남산2동) 할머니는 "손도 아프고 다리도 아파 힘이 들지만 동료 할머니들과 얘기하면서 일하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조해구(75.남산2동) 할아버지는 "돈 보고 하는 일은 아니다"라며 "우리 경로당이 '일하는 경로당'으로 모범을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부터 소일거리를 찾아 일해 온 대남경로당 노인들은 최근 현재 새 건물로 옮기기 전까지는 고생도 많았다.

임시로 만든 컨테이너 박스에서 4개월동안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일을 계속해 왔다.

홍재남(74) 할아버지는 "그때는 어떻게 견뎠는지 모르겠다"고 되돌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새 건물에 좋은 공동작업장까지 마련돼 아주 쾌적한 환경이 조성됐다.

구청에서도 대남경로당을 '생산성있는 경로당'으로 이름짓고 7일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개소식도 가졌다.

중구청 장정채 가정복지담당은 "앞으로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이들을 위한 일거리를 만드는 일이 시급해졌다"며 "구청에서도 노인들이 소일거리 삼아 할 수 있는 일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 관내 31개 경로당에도 연결시키는 사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구청은 7일 연건평 271㎡, 3층 건물의 대남경로당 신축을 계기로, 앞으로 사설 경로당 8개를 제외한 관내 공공시설내에 있는 경로당 23개를 6개로 줄이는 한편 연차적으로 새로운 시설로 대체해 나가기로 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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