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밤 9시쯤 대구시 달서구 성당동 한 지하연습장에서 30대 직장인들의 합주가 시작됐다.
그들이 내는 하모니는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는 바깥 기온에도 아랑곳없이 5평 남짓한 지하공간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7일 오후 5시 북구청소년회관에서 열리는 '대구 직장인밴드 록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연습중이다.
록밴드 '아수라' 멤버들의 직업은 다양하다.
회사원, 교직원, 엔지니어.... 그래서 각자의 직장 사정으로 일주일에 한번 모여 연습하기도 빠듯하다고 했다.
하지만 청소년 시절부터 좋아했던 음악에 대한 열정은 그들을 꾸준히 연습실로 모이게 했다.
베이스를 맡고 있는 김동호(33)씨는 "직장생활과 함께 병행하려니 매번 퇴근 이후인 늦은 밤에 연습해야 하는 등 힘든 점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젊은 시절부터 꿈꿔 왔던 음악을 실제로 할 수 있게 돼 너무 기뻐요. 팀원들과 합주를 통해 스트레스도 날리고, 생활의 활력이 됩니다".
이들처럼 직장인들로 구성된 록밴드는 대구시내에만 20여 팀이 넘는다.
지난 2002년 대구 직장인 동호회를 결성한 이상덕(32)씨는 "학창 시절 음악을 정말 하고 싶었지만 학교 공부에 그 꿈을 빼앗기고 말았죠. 결국 졸업 후 직장을 잡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서 시도를 했지만 이제는 실력이 발목을 잡더군요. 저처럼 음악을 하고 싶어도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해 동호회를 만들게 됐지요".
이씨의 생각은 그대로 적중했다.
회원이 하나 둘씩 늘면서 직장인 밴드까지 결성됐다.
그리고 그 해 12월엔 8팀이 참가한 제1회 대구 직장인밴드 록 페스티벌까지 열었다.
활발한 활동으로 회원수와 밴드수가 늘면서 실력도 크게 향상됐다.
특히 밴드 '더 달리자'는 최근 자신들의 E P 앨범까지 내는 등 언더그라운드 세계에서 프로 못지 않는 대접을 받고 있다.
앞으로는 주위에 어렵게 살아가는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자선공연에 힘쓸 계획이라는 대구 직장인밴드 동호회원들. 마침내 그들의 세 번째 축제, '대구 직장인밴드 록 페스티벌'의 날이 밝았다.
문의 017-503-2145.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