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시인 고은(71)씨가 연작시집 '만인보'(창비 펴냄)의 제16~20권을 최근 펴냈다.
1986년부터 1997년까지 15권이 간행된 후 7년만에 다섯권의 시집을 새로 추가하게 됐다.
'사람과 사람들'이라는 부제를 붙인 이번 다섯권은 식민지 시대에서 해방공간을 거쳐 한국전쟁기 전후의 인간군상을 다루고 있다.
고씨는 16~20권에 등장하는 인간상에 대해 "삶과 맞닥뜨린 죽음의 상황, 전래사회가 무너진 곳에서 일어나는 상황, 실존과 폐허, 이데올로기의 습래(襲來), 민족이동, 인간의 비인간화를 몰고온 전쟁, 그리고 그 전쟁 속의 인간적 가능성 따위가 비극의 풍광으로 그려졌다"고 말했다.
719편의 시에 이름없는 민초들을 등장시켜 가공할 폭력 앞에서 무너지는 사람들의 운명을 역사의 거울로 낱낱이 비춰내고 있다.
여기에 김일성, 성혜랑, 이휘소, 이종찬, 채병덕, 신성모, J 하우스만, 이승만, 조소앙, 선우휘, 오영수, 김소희, 김규동, 임화, 최승희, 노천명, 현인, 남인수, 김정구 등 좌.우익 정치가와 혁명가, 예술가들이 등장해 그 시대를 증언한다.
문학평론가 김병익씨는 "시인은 '만인보'라는 민족사의 벽화를 통해 고통스런 역사를 되새김질하고 그에 짓밟힌 만상의 인간들을 사랑하며 껴안고 뺨 비비며 삶의 진의와 세계의 진수를 손가락으로 끄집어내고 있다"고 평했다.
고씨는 '만인보' 연작을 2, 3년내에 모두 30권으로 완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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