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용병 연봉 상한제' 논란

입력 2004-02-07 09:52:36

프로야구선수협회가 6일 연봉 상한선(20만달러) 규정 위반 의혹이 있는 외국인 선수들의 명단을 발표하자 해당 구단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연봉 상한 규정을 둘러싼 마찰이 계속될 전망이다.

선수협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트로이 오리어리, 케빈 호지스(이상 삼성), 알 마틴(LG), 호세 카브레라(SK) 등 4명이 해당 구단과 20만달러 이상의 연봉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증거로 이들이 해외 리그에서 받았던 연봉과 스포츠지.일간지 등에 연봉상한 위반과 관련된 기사를 제시했다.

나진균 선수협 사무국장은 "외국인 선수에 대한 연봉 상한규정이 지켜지지 않아 전력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사태가 이렇게 된 것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정부"라고 비판했다. 선수협은 "9일 문화관광부를 방문해 원칙에 따라 용병 선수들의 비자 문제를 처리해 줄 것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올해 영입한 용병 2명 모두 연봉 상한선 위반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는 연봉 상한선제도 자체에 의문을 표시하며 선수협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재하 단장은 "프로 세계에서 연봉 금액을 제한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며 "이는 한국출신 메이저리거들이 연봉 상한제에 묶여서는 안되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주장했다.

삼성 관계자는 "8개 구단 단장회의에서도 '사문화된 규정'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며 "문제가 있으면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선수협 기자회견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없이 의혹 부풀리기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KBO 한 관계자는 "명확한 증거없이 추측에 불과한 내용을 주장하는 것은 국내 선수들의 연봉 인상을 위한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했다.

대구방송 최종문 해설위원은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 제도는 선수나 구단간의 위화감을 없애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며 "각 구단의 재정이 어느정도 평준화가 이뤄진 현 시점에서는 상한선을 풀거나 현실화시키는 방법을 전향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