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지하철에서 6일 오
전 체첸 여성의 소행으로 보이는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40여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
폭발은 이날 오전 8시 40분께(한국 시간 오후 2시 40분) 모스크바 중심 파벨레
츠카야 역을 출발해 동남부 아프토자보드스카야 역으로 가던 지하철의 두번째 칸에
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객차에 타고 있던 시민 40여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크고 작은 상처
를 입고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700여명의 승객들은 무사히 대피했다고 비상대
책부 관계자들이 말했다.
그러나 부상자들 가운데 다수의 중상자가 있고, 사상자 수도 아직 정확히 집계
되지 않은 상태여서 희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일부 언론은 폭발이 발생한 객차 근처에 아직 수많은 시신 조각들이 널브러져
있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라 사망자 수가 최고 40-50명 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
하고 있다.
NTV를 포함한 주요 TV 방송과 이타르-타스 통신 등 현지 언론은 앞서 사상자 수
를 60-100여명으로 엇갈려 보도하는 등 일부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폭발이 발생한 객차는 크게 부서진 채 불길에 휩싸였으며, 여기서 나오는 매연
이 지하 터널을 가득 채우는 바람에 지하철 탑승객들이 밖으로 대피하는 데 큰 어려
움을 겪었다.
얼굴이 피범벅이 된 한 여성 생존자는 NTV와 회견에서 "조용하던 전동차 안에서
갑자기 '쾅' 하는 폭발음이 나며 주변이 온통 아수라장으로 변했다"면서 "폭발 직후
한동안 전동차 문이 열리지 않았으며, 간신히 문을 열고 지하 선로 2-3㎞를 걸어서
밖으로 나왔다"고 증언했다.
사고가 나자 비상대책부는 현장에 구조대를 긴급 투입해 사상자 구조 및 사후
수습 작업을 벌였으나 사고가 발생한 시간이 시민들로 붐비는 출근 시간대여서 큰
혼란이 빚어졌다.
당국은 또 파벨레츠카야와 아프토자보드스카야 역 일대 지상 교통도 전면 통제
한 채 사고 수습 작업을 벌이는 바람에 근처 도로와 모스크바 전역에서 교통 대란이
빚어졌다.
출근길을 서두르던 시민들은 꽉 막힌 도로 위에서 2-3시간을 허비하는 바람에
지각 사태가 속출했다.
비상 당국은 체첸의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무장 세력이 또다시 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여성 테러범 1명이 TNT 1㎏에 상당하는 폭발물을 터트려
자폭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방보안국(FSB)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테러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
으며, 모스크바 경찰의 키릴 마줄린 대변인도 "가미카제식 자살 폭탄 테러가 분명하
다"고 밝혔다.
비상대책부는 현재 아프토자보드스카야 역 300m 전방에 멈춰서 있는 사고 전동
차를 이날 오후 중 아프토자보드스카야 역으로 견인한 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할 방침이다.,br>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사고 소식을 보고받고 "테러는 21세기 인류의 가장
큰 골칫거리"라고 지적하며 신속한 사고 수습 및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고 관
리들이 밝혔다.
당국은 내달 14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또다른 테러가 자행될 것으로 보고 모
스크바와 제2 도시 상트 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 지하철과 대규모 시설에 대한
경계 태세를 한층 강화했다.
모스크바에서는 최근 체첸 무장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크고 작은 폭탄 테러
가 발생한 이래 테러 경계령이 내려진 상태였으나 또다시 대규모 테러가 발생함에
따라 치안에 문제를 드러냈다.
작년 12월에는 크렘린궁(宮) 맞은편 내셔널 호텔 앞길에서 체첸 출신으로 보이
는 여성 2명이 자폭 테러를 감행해 최소 6명이 사망했으며, 같은해 7월에는 모스크
바 외곽의 한 콘서트장에서 역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14명이 숨지는 등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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