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차 남북장관급회담이 북한 핵과 남북경협 문제로 덜커덕거려 6일 오전에야 6개항의 공동보도문을 합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난항은 북한 핵 문제의 진전된 입장을 보도문에 포함시키려는 남측과 경협의 활성화를 희망하는 북측의 입장이 쉽게 조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도문에서는 남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해 군사당국자 회담을 조속 개최한다는 내용을 담아 그나마 위안이 된다.
그러나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2차 6자회담이 결실 있는 회담이 되도록 협력한다"는 말치레에 그쳐 실망스런 수준이다.
우리측의 요구가 거의 수용되지 않은 느낌이다.
이번 회담의 추이를 보면 우리는 북측에 여러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국제관계에 대한 이해의 부족과 외교적 무례성에 주목하게 된다.
북측은 회담이 한창 진행 중이던 4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명의의 담화를 통해 부진한 금강산 관광사업의 중단을 경고하고 나섰다.
공식 대표를 보내놓고 뒤에서 딴 소리를 함으로써 북한이 스스로 외교의 불투명성을 확인시켜준 꼴이 되고 말았다.
더구나 금강산 사업 부실화의 원인이 북한의 핵 개발이라는 점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낯두꺼움을 보여줬다.
우리측은 핵 상황이 개선돼야 금강산 관광사업 보조금 200억 원을 집행할 수 있다는 조건을 밝혔었다.
또 한 가지 북한의 착각은 민간 차원의 관광사업에 대해 우리 정부가 수입을 보장해달라는 생떼성 요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성 개선 노력은 않고 가만히 앉아서 현금을 챙기겠다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경제협력은 장기적 관점에서 남북관계의 진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번 보도문에 포함된 1만평의 개성공단 시범개발에서도 수익성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
국제 경쟁력 개념을 적용시키지 않는 남북경협은 모래 위의 누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는 핵과 외교의 불투명성을 걷어내야 안정적 남북경협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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