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정말 최후 발악입니다".
안동시 서후면 이송천리 김재규(51)씨는 요즘 영하 10℃를 오르내리는 강추위도 아랑곳 않고 10여일째 혼자 1천평 짜리 비닐하우스를 짓고 있다.
김씨는 "논 3천평, 밭 1천500평 농사를 아내와 30여년 동안 뼈빠지게 지었으나 3남매 공부시키다 보니 언제나 빈 주머니 신세"라며 쓴 웃음을 보였다.
올해 대학을 마친 큰딸(23)은 아직 직장을 못구해 안동시내서 아이들 일일공부 선생님을 한다.
대학생 아들 2명의 학자금 마련은 논·밭 농사만으로는 힘겹다.
그래서 올해는 딸기 농사를 시작할 참으로 추운 날씨도 잊고 비닐하우스 공사에 나섰다.
"딸기 재배 경험은 미숙 하지만, 처(강영숙.50)와 함께 재배 기술을 익혀 나갈 생각입니다.
지난해 이맘때는 일본 수출업체 사람들이 마을을 찾아 꽤 괜찮은 값에 딸기를 사갔으나 올해는 이들이 찾지않아 공연히 걱정이 앞서요".
김씨는 비닐하우스를 짓고는 있지만 걱정이 많았다.
이번에 농협 융자를 2천500만원이나 받아 비닐하우스를 짓는데다 그동안 빌린 선도자금, 저리자금, 농기계자금 등을 합치면 농협 빚이 6천만원을 넘기 때문이다.
그는 "밤잠을 못 이룬다"고 했다.
김씨는 "올해는 비닐과 하우스 파이프 값이 많이 올랐고, 인건비도 부담돼 '해머드릴'등 주요 작업장비를 임대해 혼자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는 공부도 짧아 고생하지만 자식들은 힘 닿는데까지 공부시켜야지요". 그는 "태어나 살고 있는 이송천리도 과거엔 300호가 넘었으나 지금은 170호로 줄었다"며 "50대도 3, 4명이 고작이고 나머지는 60대 이상 노인들 뿐"이라고 했다.
"힘든 하루 일을 마치고 저녁에 TV를 켜면 허탈해요. '차떼기'다 뭐다 하며 불법 정치자금 얘기와 썩어빠진 정치권 소식들을 들으면 온몸으로 버둥대는 농민들만 불쌍합니다".
안동.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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