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동에서-작은 기업도 소중하다

입력 2004-02-05 09:20:52

1인당 지역내 총생산(GRDP) 6천395 달러(2002년 기준), 2003년 12월말 기준 외자유치 총액 4억1천200만 달러 등으로 전국 꼴찌. 대구경제의 현주소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통계수치다.

대구시는 외자유치나 1인당 GRDP가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원인으로 공장용지 부족을 들고 있다.

하지만 최근 최종 용역보고회를 가진 '대구산업발전계획안(2004-2013년)'을 보면 서대구공단을 도시미관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일반공업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공장용지가 부족한 판에 있는 기존공단마저 없앤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많다.

서대구공단 주거지역 용지변경 계획은 지난 97년 위천산업단지 조성을 고려해 세운 '2016년 대구도시기본계획'의 일환이다.

그러나 위천산업단지 조성이 물건너간 현재 대체 공단 개발 등 공장이전 대책도 없이 막연하게 주거지역으로 변경한다면 남아있는 업체들을 내쫓는 결과를 가져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더구나 서대구공단내 영세업체들은 다른 공장용지 구입은 물론 이사비용 마련도 어려운 실정이다

서대구공단은 76년 분양을 시작으로 조성돼 현재 73만평 규모에 등록업체 516개가 입주해 있으며 근로자 수도 2만1천여명에 이른다.

업종별로 보면 섬유 262개, 기계.금속 89개, 석유.화학 44개, 식품 28개, 운송.장비 33개, 기타 60개 등으로 미등록업체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다양한 업체들이 입주해 있는 것은 도심 인근에 위치해 출퇴근 등 생활의 편리함으로 근로자 구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입주업체들도 공장을 가동하기에 여기보다 더 좋은 위치가 없을 정도라고 말한다.

위치상의 편리함과는 달리 서대구공단내의 기반시설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편이다.

업체들은 공업용수, 열 공급 등이 안돼 불편을 느끼고 있으며 폐수처리도 어렵다고 말한다.

대구산업발전계획을 보면 서대구공단과는 달리 3공단은 공업지역을 유지하는 것으로 돼 있다.

3공단엔 조립금속.섬유, 안경테 등 979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으나 5인이하의 영세기업이 611개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공단자체가 도심에 위치해 있어 첨단화 등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

현지업체들은 대구시가 의지만 있으면 1만평 규모의 부도 섬유업체 공장터 등을 개발할 경우 첨단업체 유치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도심에 인근한 검단공단 개발도 마찬가지다.

시는 2001년 300평 단위의 소규모 공장용지 분할매각을 허가한 후 기계.금속관련 중소기업이 120여곳으로 늘어났다.

시는 용지분할 매각을 허용하면서 녹지.도로 등을 시유지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비를 전혀 투입하지 않고 관리조차 소홀히 해 쓰레기가 쌓이는 등 슬럼화 인상을 주고 있다.

검단공단 역시 시비를 투입, 계획적으로 개발할 경우 첨단업체 유치 가능성이 커 도심인근에 경쟁력이 있는 제조업 기반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첨단 대기업이 없는 대구의 입장에선 앞으로 R&D, 교육도시 기능 강화, 성장동력산업 육성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시형 서비스업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도심외곽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해 신산업을 육성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리며 상당한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사업이다.

신산업 육성과 함께 기존 공단의 중소기업 등도 함께 지원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조업 육성을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작은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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