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 있니?" 한나라당의 공천 물갈이 작업이 예사롭지 않다.
공개면접 토론 방식이 현역 의원을 '아웃'시킬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등장하면서 공개토론 지역이 어디냐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벌써부터 공개토론 가능 지역을 두고 설왕설래하는 일이 빚어지고 있으며 일부 후보는 가상 토론회를 갖는 등 토론준비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공천심사위 참여 등을 이유로 단수공천 유력자 명단에서 빠진 의원들을 제외하곤 70% 이상이 날아갈 것"등 흉흉한 얘기가 중앙당 주변에 떠돌고 있다.
◇좌불안석, 현역들='선거운동은커녕 식음을 전폐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공천권이 단 한 차례의 공개토론으로 날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세우고 있다.
대구지역 한 의원은 "지난달 30일 열린 경기 군포와 부산 3곳의 공개토론은 충격을 넘어 정신적 아노미 상태를 가져왔다"며 허탈해 했다.
그는 또 "아예 현역을 내쫓으려는 의도에서 공개토론을 가질 것이 확실하다"며 "이대로 순순히 물러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토론회의 의도가 현역 배제 같은데 과연 토론회에 임할 이유가 있는지 고민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경북지역 한 의원도 "당 공천위가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여론몰이로 현역의 목줄을 죄려한다"면서 "말 잘한다고 여론조사 없이 공천을 준다는 게 가능할 법한 얘기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반발에도 불구, 예상 답변을 준비하며 대책회의를 갖는 등 이미 토론회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모 지구당 관계자는 "순발력이나 스피치 능력이 정치신인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경륜과 전문성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정치신인도 답답=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공개토론이 현역 물갈이를 의미한다 해도 다른 신인들과 당혹스러운 경쟁을 벌여야하기 때문이다.
인지도를 높이기도 바쁜데 토론회 준비까지 해야 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한 특정 후보를 찍어서 공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이야기도 걸린다.
만의 하나 뜻하지 않게 토론회에 임했다가 탈락할 경우 '퇴로'마저 차단된다는 점도 개운치 않다.
대구지역 한 예비후보는 "공개토론회가 열린다면야 더할 나위 없지만 개인당 20분 안에 심사위원들의 마음에 쏙 들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공개토론 매뉴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맨 땅에 머리를 찧는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경북지역 한 예비후보도 "경북에서도 토론회가 열리긴 열리느냐"고 반문하면서 "얼굴 알리기도 바쁜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예비후보들은 오전과 오후 재래시장과 아파트, 경로당 등지를 돌며 인지도를 높이고, 밤에는 선거참모들과 어울려 가상 토론회를 갖고 있다.
자기소개, 출마동기, 지역현안, 한나라당 문제점 등을 분석하며 '모범답안'을 만들고 있다는 후문이다.
당 공천심사위 관계자는 "토론지역은 정치신인이 많은 지역에서 열릴 수밖에 없다"며 "현역의원과의 차별성, 득표력, 스피치 능력 등을 우선 고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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