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음반 낸 피아니스트 이경미

입력 2004-02-02 13:26:16

"아이들이 엄마 뱃속에서부터 자연스럽게 클래

식과 친해져 순수한 영혼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음악원 초청교수이자 경남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인 피

아니스트 이경미씨가 산모와 아기를 위한 태교음반「0세 음악회」(소니클래식)를 선

보였다.

2년 반 동안 준비해 내놓은 이 음반은 이씨가 단순히 연주 뿐 아니라 직접 제작

을 맡아 곡을 일일이 선곡하고, 아이들의 지능발달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소책자도

만들어 함께 수록한 것.

태교를 위한 클래식 음반은 이미 시중에 컴필레이션 형태로 많이 나와 있지만,

이번 음반은 국내 연주인이 직접 기획에 참여, 책자와 함께 구성했다는 점에서 눈길

을 끈다.

이씨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가 없지만 태교의 중요성에 대해

직접적으로 깨닫게 된 계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동안 연주활동을 하면서 접한 많은 곡들 중에 연습을 별로 하지 않았는데도

의외로 쉽게 쳐지고 주변의 반응도 좋은 곡들이 몇몇 있었어요. 이상하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피아니스트였던 제 어머니께서 저를 임신하고 계셨을 때 자주 연주하셨던

곡들이더라구요. 어찌나 신기하던지..."

음반에는 뉴에이지풍으로 편곡한 모차르트의「작은별」을 비롯해 카치니의「아

베마리아」, 마티니의「사랑의 기쁨」, 생상스의「백조」, 사티의「짐노페디」등 편

안히 즐길 수 있는 클래식, 민요, 영화음악 등 18곡이 수록돼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곡들도 많다.「아베마리아」에는 러시아의 민속 악기인 '돔라'

연주가 등장하기도 하며,「갈매기의 자장가」라는 곡은 이씨와 친분이 있는 뉴에이

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가 이번 음반을 위해 특별히 작곡한 작품이다.

이씨가 러시아에서 협연했던 상트 페테르부르크 심포니 단원들도 연주에 함께

참여해 빛을 더했다.

음반 속에 담긴 소책자 '아이들이 지능발달 이야기'는 이씨의 이모이자 소아과

전문의, 아동 교육자인 오의숙씨가 쓴 것.

"클래식 음악이라고 무조건 태교에 좋은 것은 아니예요. 무슨 음악이건 즐겁고

편안 마음으로 듣는 것이 중요하지요. 모쪼록 이 음악을 듣고 태어난 아이들이 순수

하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났으면 좋겠습니다."

이씨는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예술학교와 뉴 잉글랜드 음악원을 졸업하고 1995

년 한국음악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음악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 국내 뿐

아니라 러시아, 일본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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