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넘자-(9)베이징 명동 '왕푸징'-명대 상업지구 최대 쇼핑가로

입력 2004-01-31 08:47:38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은 불과 1, 2년새 세계 유통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상하이, 베이징시 일대를 슬쩍 둘러보기만 해도 이같은 변화의 조짐이 피부 깊숙이 느껴진다.

베이징시 외곽 순의공단에서 차로 40분을 달려 도착한 왕푸징(王府井)거리. 평일 오전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넘쳐나는 이곳은 베이징 유일의 차없는 쇼핑거리로 베이징의 '명동'이라 불리운다. 왕푸징 초입엔 초고층 백화점만 10여개에 이르고 바이훠다러우(百貨大樓), 시단상창(西單商場)등 백화점 못지않은 거대 상가들도 수십개에 달한다.

이 거리의 중심 신둥안(新東安)시장 부근 한 의류상점. 25%세일 플래카드가 달린 이곳은 문을 열자마자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두, 세줄로 뒤섞인 거대한 인파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그모습 그대로다. 왕푸징은 명실공히 베이징 최대 번화가로 이같은 풍경은 거리 곳곳에서 매일 벌어진다.

이 거리의 역사는 수백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명나라때부터 상업 지구로 명성을 떨쳤고 청말기에 이르러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베이징 시정부는 1999년 정부수립 50주년에 즈음해 10억위안(1천500억원)의 돈을 들여 대대적 환경개선작업에 돌입했다. 비로소 지금의 승용차 없는 왕푸징 쇼핑거리가 탄생한 것. 폭 60m, 길이 1km 구간 모두가 화강암으로 포장됐고, 56개의 벤치가 은행나무 가로수 아래 설치됐다.

베이징 외곽을 순환하는 4환도로 서쪽 지역엔 올 10월 왕푸징보다 5배나 더 큰 세계 최대 쇼핑몰이 들어설 예정. 이곳엔 1만㎡이상의 초대형 점포만 30개가 입주할 예정으로 베이징시는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10만여명에 달해 연간 판매액이 50억위안(7천5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상하이에 뒤질세라 쇼핑, 유통 중심지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글.이상준기자

사진.김태형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