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대동맥-대구~포항 고속도로-(9.끝)대구.구미.포항 발전 상생의 끈 될것

입력 2004-01-30 15:36:03

대구와 경북의 새로운 대동맥 역할을 할 대구~포항 고속도로 개통이 11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총길이 68.4km의 고속도로 개통은 대구.경북의 한단계 도약을 뒷받침할 주춧돌이 될 것으로 지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매일신문은 1월 한달간 총 8회에 걸쳐 고속도로 개통의 의미와 효과, 지역발전 전략 등에 대한 시리즈를 연재했다.

이와 관련 29일 김범일 대구시 정무부시장과 정장식 포항시장, 김관용 구미시장, 김용학 포항지방해양수산청장을 초청해 고속도로 개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간 협력방안에 대한 좌담을 마련했다.

조영창 매일신문 사회2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행정구역간 담을 허물어 광역 및 기초 지자체 구분없이 지역발전협의체를 구성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영일만 신항의 조기 착공 및 준공 등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사회=오늘 좌담은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지역의 공동발전방안을 찾자는데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고속도로가 마냥 장밋빛 희망만은 아닐 것이다.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뒤 대구 서문시장이 급격히 쇠락한 전례도 있다.

포항이나 구미가 가진 한계를 대구가 보완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고속도로 개통과 관련, 포항 및 구미 등과 연계할 수 있는 대구의 중장기 계획은 무엇인가?

김범일(대구시 정무부시장)=대구는 R&D(연구개발)와 교육, 문화 등의 분야에서 중추도시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교육의 경우 대구는 전국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고급 연구인력 유치를 위해 외국인학교 신설을 추진 중이다.

특목고나 자립형 사립고 문제도 교육기관과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

또 21세기형 연구소를 지향하는 DKIST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DKIST는 포항, 구미 뿐 아니라 울산, 창원 등 4대 지역 공단과 연계하는 연구개발 기능을 맡게 될 것이다.

DKIST가 단순한 지방연구소로 전락하지 않도록 연구단지, 즉 대구테크노폴리스 계획도 이미 발표했다.

단기적인 파급효과 중 가장 큰 것은 포항의 철강과 대구의 부품산업을 연결하는 것이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기계부품연구원은 이미 활동을 시작했고, 올해 안에 나노실용화센터와 메카트로닉스 지원센터를 열 것이다.

사회=포항의 경우 유통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대구에 흡수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미 대구까지 찾아오는 원정 쇼핑족들이 적잖다.

이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인가?

정장식(포항시장)=서로 윈윈하는 전략이 있으면 좋지만 포항의 유통경제가 대구로 흡수되는 것은 실제로 불가항력이고 또 우려되는 점이다.

서민 경제가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이다.

특히 고급제품의 경우 포항의 부유층이 대구로 원정쇼핑을 올 것이고, 서민들은 놀이문화를 찾아 대구로 올 것이다.

대구와 포항은 상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구만 혼자 살려고 하면 둘 다 죽게 된다.

포항 역시 대구에 없는 청정 동해안과 싱싱한 회가 있다.

포항으로선 이런 상품을 활성화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연구개발도 마찬가지다.

대구뿐 아니라 포항도 R&D 특구지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포항에는 세계에서 네 번째 건설된 방사능가속기가 있고 세계적 수준의 생명공학연구센터가 포항공대에 있다.

앞으로 생명공학 분야에서 이른바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

나노산업기술센터도 계속 국비 지원을 받는 등 첨단과학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대구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포항과 경쟁하려하지 말고 울산과 경주 등지를 포괄하는 광역권 목소리를 함께 내자는 것이다.

대정부 건의를 하더라도 이들 지역이 한 목소리를 내면 그만큼 힘이 생긴다.

김범일=전적으로 동감한다.

포항.구미는 물론 경북도와도 긴밀하게 협조하겠다.

DKIST의 경우 3, 4개 기능을 특화할 것이다.

포항공대가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를 굳이 DKIST가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DKIST의 부지를 경북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수 인력만 유치할 수 있다면 대구든 경북이든 관계없다.

김관용(구미시장)=구미의 경우 교육이나 문화에 있어 상당부분 대구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보니 석.박사급의 우수 인력을 데려와도 오래 있으려고 하지 않는다.

이번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지역간의 새로운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일종의 공동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초지자체와 광역지자체라서 격이 맞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것은 편견이다.

경제나 문화, 교육 등 지역별로 비교우위를 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체를 꾸려야 한다.

또 학계에선 이에 대한 이론적인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

휴대전화 브랜드를 예로 들면 요즘 같은 세계화 시대에 그냥 '애니콜'이지 '경북 구미시 공단동 애니콜'이 아니다.

자치단체간의 벽을 허물고, 특성화된 기능별로 묶어야 한다.

사실 교육이나 마케팅은 대구를 따라갈 수 없다.

구미는 국내 굴지의 원사생산업체가 8개나 있는데도 밀라노프로젝트 논의에서 제외됐다.

이번에는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자. 대덕연구단지가 생각보다 파괴력이 적은 것은 인근에 대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연구개발만 할 뿐 이를 실용화할 업체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구미는 이런 부분에서 엄청난 장점을 갖고 있다.

대구의 연구개발 결과물을 구미 기업과 연계하는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김범일=자치단체간의 벽을 허물자는 의견은 훌륭하다.

광역이니 기초니 하는 것을 따질 필요가 없다.

사실 경북은 대구에 대해 일종의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이번 기회에 그것을 풀도록 하자. 포항.구미가 있어야 대구도 살 수 있다.

대구는 여전히 지역내총생산에 있어 전국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반면 경북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

경북의 몫을 빼앗아오는 일은 없다.

사회=고속도로 개통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지자체간 벽을 허물자는 의견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아울러 영일만 신항이 조기에 제대로 건설돼야 고속도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지자체간 협력방안과 영일만 신항 문제를 어떻게 공동보조로 풀어야 할지 말해달라.

정장식=인천과 광양, 부산이 경제특구로 지정됐다.

정부는 국토를 서해안과 남해안을 잇는 L자형으로 개발할 계획이지만 균형발전을 위해 포항, 즉 동해로 연결되는 U자형 발전으로 바뀌어야 한다.

특히 영일만 신항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형 선사들이 기존에 있던 부산이나 광양에서 포항까지 올라오도록 유도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영일만 신항에 민자로 참여하는 컨소시엄 업체들은 수익성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경북에서 부산으로 빠지는 물동량의 50%만이라도 포항으로 빠지도록 포항시가 보증해 달라는 것이다.

이 문제는 지자체간 협조만 이뤄진다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현재 영일만 신항의 경우 북쪽 방파제 공사는 상당부분 진척됐다.

문제는 실제 필요한 부두공사가 아직 착공도 못했다는 것이다.

올해 안에 어떻게든 착공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경북의 단체장들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아울러 신항이 장사가 되도록 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동량만 보장되면 조기 건설도 가능하다.

사회=고속도로가 제기능을 하려면 영일만 신항이 필수적이다.

신항이 없이는 대구와 구미가 외항을 확보할 수 없고, 결국 고속도로는 사람만 실어나르는 소극적인 기능에 그치게 된다.

영일만 신항이 조기에, 그리고 원안대로 완공될지 답변해 달라.

김용학(포항지방해양수산청장)=영일만 신항은 지역뿐 아니라 국가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주요사업이다.

항만을 만들려면 방파제 공사가 우선돼야 하는데, 북방파제는 이미 2.2km정도 완성됐다.

아직 남방파제 4.7km 구간의 공사가 남아있지만 신항 조성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엔 부두 조성사업에 들어가야 한다.

특히 정부 투자사업은 올해 반드시 착수한다.

다만 민자 사업부분은 아직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남아있다.

그러나 이 부분 역시 오는 3월말까지 조정을 거친 뒤 10월까지 반드시 착공하도록 하겠다.

만약 민자가 안된다면 정부사업부분 중 일부를 민자쪽으로 당겨서 항구를 조기 운영토록 할 계획이다.

문제는 컨테이너 부두만 잘 만든다고 해서 물동량과 선사가 옮겨올 것이냐 하는 점이다.

대구~포항 고속도로 개통으로 항구까지 오는 시간이 빨라진다고 해도 항만시설이 부족해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경쟁력이 없다.

사회=환태평양시대니 북방교역이란 말들이 한때 유행했으나 요즘은 잠잠한 느낌이다.

영일만 신항은 이런 관점에서 볼 때도 상당히 중요하다.

신항의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축소됐는데 향후 북방교역의 거점항 역할을 맡기 위해서라도 확대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

김용학=당초 영일만 신항을 조성하려던 목적은 대(對)북방 교역의 창구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여기서 북방교역은 단순히 러시아나 북한뿐 아니라 일본 북부지역, 캐나다 등도 포함된다.

그러나 현재로선 물동량 확보가 문제다.

2002년도에 5천200만t을 포항항에서 처리했고, 2003년에는 5천420만t을 처리하는 등 포항항의 물동량은 점차 늘고 있다.

추정치와도 거의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영일만 신항의 경우 배후단지가 국가공단으로 지정된다면 물동량 확보가 훨씬 쉬울 것이다.

정장식=중요한 것은 균형발전이다.

중국시장이 급부상하면서 서해안이 급속히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옌볜(延邊)의 경우 인구의 80%는 동해안 권역에 집중돼 있다.

이밖에 중국의 동북 3성과 시베리아, 일본 등을 감안할 때 환동해권 중심도시로서 영일만 신항의 조기 완공과 육성은 시급하다.

포항이 외항으로 육성돼야 대구와 경북이 살아남을 수 있다.

그동안 천혜의 조건을 갖춘 외항을 개발하지 못한 것은 지역의 지도자들이 반성해야 할 일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영일만 신항은 16선석 동시접안이 아닌 24선석 규모로, 그것도 정부가 중점투자대상으로 바꿔 조기에 착공토록 촉구해야 한다.

김관용=영일만 신항에 대해 구미지역 수출입업자들은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구미~대구간 경부고속도로가 8차로로 확장됐고, 대구~포항 고속도로도 뚫리지만 결국 기업들로서는 핵심이 항만이다.

항만의 규모를 더욱 키우도록 지역 단체장과 지역민들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김용학=문제는 앞서 지적했듯이 수출입 물동량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부산 가덕도 신항이 30선석 규모로 2010년 완공된다.

차라리 영일만 신항의 경우 수만t 규모의 초대형 화물선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7천~8천t 규모의 피더(feeder:소형화물선)선을 충분히 확보하는 편이 오히려 경쟁력이 있다.

이 정도 규모라도 충분히 미국까지 오갈 수 있다.

충분한 물동량을 확보하지 못해 며칠씩 항구에서 화물선을 기다리도록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소규모 화물선을 확보해 화물처리를 신속히 하는 것이 좋다.

이럴 경우 현재 선석 규모, 즉 부두의 이용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4선석 규모 컨테이너부두라도 소규모 피더선은 6척 이상 접안할 수 있다.

사회=고속도로가 제기능을 하려면 영일만 신항이 필수적이고, 신항이 제모습을 갖추려면 물동량 확보가 급선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물동량을 확보해주는 지역간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구체적인 방안은 없나?

정장식=오늘 토론의 핵심은 바로 그것이다.

대구와 구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신항이 살려면 충분한 물동량이 확보돼야 한다.

지금처럼 부산으로 모든 물동량이 빠져나가선 곤란하다.

그러나 이런 물동량을 포항으로 돌리는 것은 상당히 힘든 작업이다.

서비스나 항만수수료도 눈에 보이지 않는 중요한 부분이다.

포항시청에 항만운영계를 만들어 항만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

신항의 활성화를 위해 시에서 받는 각종 수수료도 초기 수년간 면제해 줄 용의가 있다.

김관용=독자적인 대구 개발 구상도 있겠지만 구미 또는 포항과 경제부분에 있어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미 충분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고, 고속도로까지 완공된다면 지역간 거리감은 옛말이 된다.

포항의 발전은 구미나 대구 입장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용학=오늘 좌담회를 통해 지역 단체장들의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열린 자세라면 영일만 신항은 충분히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처음 길을 뚫는 것, 즉 선사를 포항으로 옮기고 물동량을 포항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어려울 뿐이지 한번만 뚫리면 그 다음은 저절로 된다.

부산항의 기득권을 깨려면 지역이 힘을 모아야 한다.

대구.포항.구미에서 함께 신항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며 물동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목소리를 내면 중앙 정부도 움직일 수 있다.

김범일=조해녕 대구시장이 바로 영일만 신항, 즉 대구.경북 외항 개발을 주창한 사람이다.

당연히 관심이 크다

포항시장의 부탁대로 당초 규모대로 완성할 수 있도록 지역에서 힘을 모으고, 여기에는 대구와 경북의 광역.기초 구분없이 협조해야 한다.

아울러 대구에 있는 협력업체를 지원함으로써 구미에 있는 원청업체도 함께 살 수 있다.

사실 대구시와 경북도간의 경쟁은 언론을 통해 다소 지나치게 부각된 측면이 있다.

물론 잘못한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는 광역과 기초를 막론하고 상호 협조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

사실 지역민들이 걱정해야 할 것은 수도권의 확장이다.

행정수도가 충청권으로 간다면 수도권이 더욱 확장되고 흡인력도 커지는 셈이다.

대구.경북이 힘을 모아 경쟁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수도권에 많은 부분을 빼앗길 것이다.

지역내 협력이 절실하다.

사회=고속도로 개통은 지역민의 생활과 경제구조에도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에 대한 지자체별 대응방안과 중장기 발전계획이 있다면 밝혀달라.

김범일=대구나 구미의 입장에서 외항이 생기는 것은 내륙도시의 한계를 탈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아울러 동해지역과 대구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이게 된다.

물류는 물론이고 관광.레저.쇼핑.문화 등 각 분야의 교류가 활발해 질 것이다.

또 2006년 대구~부산, 김천~현풍간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대구는 구미, 울산, 포항, 창원 등 주요 국가산업단지의 가운데에 위치하게 된다.

내륙도시 대구가 이들 거대 산업단지의 배후도시 역할을 할 수 있는 호기를 맞은 셈이다.

이와 관련, 대구시는 대구~포항 고속도로 진입도로와 다른 도로와의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금호강변 도로를 2010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또 대구를 통과하는 6개 고속도로와 연계하는 4차순환선 개통도 준비하고 있다.

정장식=대구~포항 고속도로는 대구라는 내륙의 큰 도시와 경북의 가장 큰 도시를 직결한다.

'국도시대'에서 40분 거리의 '고속도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서울과 인천, 도쿄와 요코하마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대구와 포항이 연결되면 산업적으로 침체된 대구가 새로 웅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 대구와 경북이 새로운 공동체 의식을 갖는 연결통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대구와 경북의 행정적 통합은 불가능할 지라도 경제적인 통합은 가능하다.

그 통합의 통로가 바로 고속도로다.

40분 거리는 하나의 도시와 마찬가지다.

포항공단의 경우 엄청난 물류비용을 절약하는 기회가 된다.

영일만 신항 뒤에 180만평 규모의 국가공단을 계획 중이다.

도로 개통후 공단 가치가 한층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업체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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